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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임 술 랑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11-05-12 21:37 게재일 2011-05-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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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아주 길을 간다

쑥부쟁이 길을 간다

내가 팔 흔들며

옷깃 날리며 갈 때

길 보도블럭 틈새를 비집고 나온 풀들

나와 같이 길을 간다

머리 위에는 또

길가는 달

둥글게

잘도 굴러가는데

구르다 빙글 번쩍

먼 빛을 쏘는데

명아주 길을 간다

쑥부쟁이 길을 간다

그 길로 나도 간다

달도 간다

길은 어디로 언제고 열려있다. 그 길로 자연도 인간도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살다간다. 자연스럽게 태어나고 살다가 자연스럽게, 태연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길을 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원의 시간 속 우리는 이 지구라는 별에서 잠깐 반짝거리다 가버리는 것이리라. 소멸이 아니라 영속이고 진행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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