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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한마디 승객의 출근길 `넉넉`

김성현(포항시 북구 두호동)
등록일 2011-05-11 21:12 게재일 2011-05-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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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8시께 내가 근무하는 포항시 남구청까지 운행하는 좌석 버스를 타고 출근 중이었다.

나는 몇 해전부터 시의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부응하기 위해 자가용 운전을 되도록이면 줄여 시내버스로 출퇴근 하고 있다. 이날 만큼은 시내버스로 출퇴근하는 불편함이 한번에 녹아내리는 반가운 날이었다. 내가 차에 오르자 기사 아저씨는 “좋은 아침 입니다”라며 반가운 아침인사를 건넸다. 정말 간만에 느껴보는 삶의 넉넉함이었다.

잠시후엔 시내 중앙상가 인근 정류소에서 40대 중반의 아주머니가 바쁘게 버스를 탔다. 그런데 지갑 속에 동전이 없는 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운전기사에게 만원짜리와 천원짜리 뿐인데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는 기사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기사아저씨는 미소를 지으며 “그럼 다음에 요금 넣어주세요”라고 했다. 순간 아주머니는 환한 표정으로 고맙다는 말을 몇번이고 반복하며 겨우 자리를 잡고는 겸연쩍은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순간 주위 승객들도 모두 흐뭇한 표정이었다. 기사의 친절한 말 한마디가 당사자는 물론, 승객들의 출근길을 넉넉하게 해 주었다. 매일 우울한 뉴스가 쏟아지는 각박한 세태 속에서 이처럼 서로를 배려해 주는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그 어느때보다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현(포항시 북구 두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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