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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주검` 원인 경찰내부 異見

이창훈·신승식기자
등록일 2011-05-09 21:09 게재일 2011-05-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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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문경 폐 채석장에서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연상하는 모습으로 숨진 채 발견된 김모(58·경남 창원)씨 죽음의 원인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도 수사 방향에 엇갈리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김씨의 죽음을 둘러싼 각종 논란은 이번 주 예정된 국립과학수사원의 부검 결과 이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야 잠잠해질 전망이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 6일 사건브리핑을 통해 그 간의 김씨 행적을 어느 정도 밝혔지만 아직 자살인지, 타살인지, 자살방조인지 어느 하나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9일 김씨가 자신의 레저 차량을 몰고 창원에서 문경으로 들어오는 장면이 도로에 설치된 방범용 CCTV에 찍혔으며 13일 김해의 목재소에서 십자가에 쓰인 목재 구입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아침 문경시내에서 식료품을 구입했고 정오께 상주 이안우체국에서 908만5천원이 든 통장을 해지해 900만원은 친형에게 송금하고 8만5천원은 우체국 안에 있는 불우이웃돕기 성금함에 넣었다. 또 이날 휴대폰도 해지했다고 밝혔다.

또 3일 창원의 홈플러스에서 거울과 플래시를 구입했으며 텐트안에서 200알 중 5알 남은 강심제가 발견됐다.

정치전 강력계장은 이날 “여러 각도에서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번 주에 나올 예정인 국과수 부검결과가 나오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경경찰서는 김씨의 죽음에 다른 누군가 개입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들어 자살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경서 관계자는 “김씨가 현장에서 다량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경안정제가 통증을 반감시키는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지에 박힌 대못이 뼈를 관통하지는 않아 그나마 고통이 반감돼 혼자서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보고 있다”며 “자신의 비상금과 동전까지 불우이웃돕기 모금함에 넣은 것으로 봐 신변정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경서는 국과수 최종 부검내용과 DNA분석 결과 특이점이 없으면 단독자살로 결론 내릴 방침이다.

이처럼 김씨가 숨진 원인과 수사 방향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사건 핵심은 국과수 부검 결과와 자살방조자가 있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한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여러 정황상 단독자살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경찰이 처음부터 단독자살로 몰고 가려 해 답답하다. 김씨의 자살을 도운 방조자가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 유사범죄를 막아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훈·신승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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