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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구원투수` 박근혜 가능할까

박순원기자
등록일 2011-05-02 20:51 게재일 2011-05-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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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패배 여파 `역할론` 다시 불거져

친이계 전폭적 지지 없을땐 자칫 `독배`

재보선 패배 후 한나라당은 차기 지도제체 구축을 위한 모색을 하고 있다.

더욱이 2일로 예정돼 있던 원내대표 경선을 6일로 연기하고 이날 의원 연찬회를 열어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 등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일 계획이며, 현재 당내에서는 `세대교체론`과 `박근혜 역할론` 등이 나오고 있다.

우선 재보선 패배로 친이계 주류가 다시 당 간판이 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박 전 대표가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박근혜 역할론`의 핵심이다.

정몽준 전 대표는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도록 한 현행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대권주자들이 당권 도전을 비롯해 당 운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사실 박근혜 역할론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09년 당·정·청 쇄신론 속에서도 `박근혜 총리론`이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패배로 쇄신론이 불거졌을 때도 박 전 대표 역할론이 부상했다가 소멸했다.

홍준표 전 원내대표는 “지금은 박근혜 시대”라고 했고, 수도권 소장파 김성식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는 당내 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박근혜 역할론이 전보다 절박감을 띄고 있다고 해서 곧바로 박 전 대표의 등판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박 전 대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것에 대해 친이계는 여전히 견제 심리를 갖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등판이 당내 갈등으로 연결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표가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친이재오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은 지난달 29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박 전 대표의 추대는 반대한다. 추대방식으로 한 사람에게 모든 운명을 거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 한 명이 끌어가는 방식이 아니고 잠재적인 대선 후보들이 전면에 나서 비전을 보여주면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박계는 그동안 당 운영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는 상실감을 갖고 있다. 친박계는 스스로를 `여당 내 야당`으로 부르기도 한다. 박 전 대표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일정 부분 협조를 했지만, 당 운영은 지도부가 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등판하려면 실질적인 당권의 보장 등 친이계의 전폭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친이계 주류의 협력이 없다면 박 전 대표가 조기 등판했다가 상처만 입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 역할론에서 중요한 것은 친이계 주류의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박 전 대표가 나서는 모습이 국민들한테 무조건 좋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박 전 대표가 나서더라도 당이 분열상을 보이면 오히려 더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중요한 것은 “당의 화합”이라며 “대전제는 국민들로부터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친이 주류 핵심), 그동안 기득권을 누려온 사람들은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을 벌려서 그 안에서 같이 경쟁하자는 것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이다.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도 한 번 나와서 해보자는 게 국민들한테 설득력이 있겠냐”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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