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사건 용의자 K씨는 지난 13일 포항의 한 방파제에 자신의 승용차를 세워놓고 사라졌다.
K씨는 승용차 안에 `동거녀를 살해한 뒤 안동시 남후면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는 메모를 자신의 부모와 동거녀 부모, 관계 경찰관 앞으로 남겼다. 또 승용차에는 K씨의 휴대전화기와 몇천원에 불과한 현금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메모를 토대로 K씨가 자살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경찰은 해경 경비정 3척을 지원받아 최근 1주일간 울진 인근 해변을 따라 후포, 영덕 강구, 포항 구룡포 해안 일대에서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K씨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경찰조사결과 K씨는 사건 발생 이후 지난달 31일 한 금융기관에서 현금 350만원을 찾아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중 150만원을 전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지난 7일 안동의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견된 숨진 A씨(32) 소유 승용차 안에서 핸드백과 수금장부 등 화장품 거래내역서도 사라졌다.
경찰은 A씨의 직업이 화장품 외판원이었던 점을 중시, 이때 상당한 액수의 현금이 없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K씨는 지난달 말 자신의 동거녀인 A씨가 귀가하지 않고 있다며 동거녀의 부모와 함께 경찰에 `미귀가자` 신고를 직접 접수했다.
특히 K씨는 사건 발생 이후 지인들을 통해 수시로 경찰의 동향을 파악하는 등 완벽한 범죄를 위해 알리바이 등을 연출했지만, CCTV 등 결정적 증거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8일부터 돌연 잠적했다.
이날부터 K씨의 차량이 발견된 시점까지 최대 5일에서 최소 3일 정도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메모에서 심리적 괴로움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뜻을 내비쳤던 K씨가 수백만원의 현금을 가져간 이유가 궁금증으로 남는다.
이 같은 의문점을 토대로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현금을 모두 쓰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경찰은 자살을 위장해 경찰수사를 교묘히 따돌렸을 것이란 점에 무게 중심을 두고 K씨를 검거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안동/권광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