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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공무원 유서와 다른 내용의 문건 공개

김영태·심한식기자
등록일 2011-04-14 21:52 게재일 2011-04-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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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검찰수사를 받던 중 유서를 남기고 자살<본지 5일자 4면 보도>한 경산시 공무원 김모(54·5급)씨가 최병국 시장의 인사비리와 관련한 제2의 자필 문건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특히 이 문건은 김씨가 평소 앙숙처럼 지내던 또 다른 김모씨에게`최병국 시장이 가족을 돌보지 않으면 공개하라`는 단서조항을 달아 건넨 것으로 전해져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구지검은 12, 13일 이틀 간 제2의 자필 문건을 갖고 있던 김씨에 대해 조사를 벌이면서 문건도 함께 넘겨받아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김씨는 대검 감찰1과의 조사과정에서 제2의 문건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숨진 김씨가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자필 문건이 지인을 통해 대검 감찰팀에 제출됐다”면서 “대검 감찰팀의 감찰을 받고 있어서 구체적인 것은 언급해 줄 수 없다”고 밝혀 문건 존재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 등을 통해 확인된 문건에는 경산시 공무원 4명이 업무추진비와 결혼 축의금으로 최병국 시장에게 수천만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해당 공무원의 실명과 금액 등이 상세하게 명시돼 있다.

특히 모 사무관이 최 시장의 자녀 결혼식 때 축의금으로 1천만원을 건넸다는 내용과 계장 2명은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자신들의 계좌에서 수천만원씩을 빼내 전달했으나 일부는 이를 돌려받지 못했다는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담겨 있다.

또 최근 승진한 계장 1명도 업무추진비를 같은 방법으로 대납했고 과장으로 승진한 또 다른 직원은 최 시장의 측근인 지역의 한 출판업자에게 승진 요구와 함께 5천만원을 시장에게 전해달라며 전달했다는 내용도 적혀있다.

이에 대해 최병국 시장은 “인사 청탁과 관련된 고인의 문건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관련 공무원들에게 바로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고 혐의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자살한 김씨가 25장의 유서를 통해 인사비리와 개인비리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고 검찰의 가혹행위에 대해 울분을 토하다시피 적었지만 이번에 새로 발견된 제2의 문건을 통해 비리 내용을 일부 시인하고 있어 이들 두 종류의 유서내용에 대한 진위 여부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결국 이번 추가 문건 발견으로 김씨가 지난 번 유서를 통해 `인사비리나 개인비리도 없는데 누명을 쓰고 있어 억울하다`고 한 결백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게 됐고 검찰 수사과정에서의 가혹행위도 진위를 다시 조사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또 일각에서 자살한 김씨가 자신의 승용차 임대건을 폭로한 지역의 김씨에게 제2의 문건을 전달한 것 외에 또 다른 인물에게 제3의 문건을 전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어 이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 할 전망이다.

/김영태·심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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