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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환생해서 다시 돌아온다” 아내, 6년동안 시신 안방 방치

김영태기자
등록일 2011-04-13 21:28 게재일 2011-04-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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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남편이 환생할 것으로 믿고 시신을 6년여 동안 백골 상태로 방치한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충격적인 사건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12일 대구중부경찰에서 따르면 중구 남산동 한 주택 방안에서 전기검침원 김모(41·한국전기안전공사)씨가 이모(50)씨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김씨는 전기 누전으로 인한 화재 점검을 위해 쪽문을 따고 들어갔다가 이씨의 시신을 목격했다.

김씨가 시신을 발견할 당시 이씨는 이불을 덮고 반듯하게 누운 상태에서 뼈만 남은 백골 상태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씨의 시신 위에는 아내 곽모(39·여)씨가 적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지에 주소와 전화번호와 함께 `환생해서 일어나면 이곳으로 연락하라`는 쪽지가 놓여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의 아내 박씨는 “남편이 환생해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면서 남편이 사망했지만 환생할 것을 믿고 시신을 무려 6년여 동안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씨가 사망한 뒤 가족들은 현재 남구지역으로 이사해 생활하고 있고 이씨의 시신이 방치된 주택의 집세를 매달 집주인에게 꾸준히 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환생을 믿는 유족들의 진술과 자녀 휴대폰에 남겨 있던 사망날짜를 토대로 이씨가 지난 2005년 8월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이씨의 유족들이 평소 신기가 있는 이씨의 처이모 위모씨가 `숨진 이씨가 환생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그대로 믿고 시신을 6년여간 방치해 둔 것 같다”면서“특정한 종교를 믿는 것이 아니라 이씨 처이모의 신념을 믿고 따라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유족들을 상대로 이씨의 병력과 사망원인 등을 수사하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한 결과 이씨는 최근 10년간 단 한 차례도 병원에 다닌 적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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