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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돈, 금고 보다 이런 곳이 안전?

김남희기자
등록일 2011-04-12 20:57 게재일 2011-04-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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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에서 보일러실, 백화점물품보관소에 이르기까지.

최근 감히 돈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할 공간에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검은 돈이 잇따라 발견돼 경악케 하고 있다.

심리전문가들은 범죄자들이 금고 등 폐쇄된 장소가 아니라 오히려 개방된 장소에 돈을 숨기는 것에 대해 타인이 모르는 자신만의 공간이기 때문에 오히려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꼭꼭 숨겨라 돈 보일라

11일 전북 김제에서는 50대 남성이 자신의 마늘밭에 불법자금을 숨긴 혐의(범죄수익은닉 규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찰에 붙잡혔으며 경찰은 100억7천800만원의 불법 은닉 자금을 압수해 국고에 넘길 계획이다.

이씨는 처남인 이모(48·44)씨 형제가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로 벌어들인 100억원 상당의 검은돈을 1천㎡ 규모의 마늘밭에 묻어놨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제 마늘밭의 검은 돈은 1만원권 660여장을 제외한 대부분이 5만원권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 마늘밭은 `화수분 마늘밭`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고 있다.

또 이날 충북 청주에서는 음식점 철거 현장에서 2억원 상당이 든 돈 가방을 훔쳐 달아난 고물상 부부가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 부부는 지난 8일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한 횟집 철거 현장 보일러실 천장에서 2억400만원이 들어 있는 돈 가방 2개를 몰래 가져간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에서는 30대 남성이 지난 2008년 10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얻은 수익금 10억원을 상자에 넣어 백화점물품보관소에 보관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개방된 장소가 더 안전하다(?)

그렇다면 범죄자들이 오히려 일반인들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장소에 훔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획득한 돈을 숨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평범하지만 타인이 모르는 자신만의 공간이기 때문에 범죄자들은 상대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계명대 심리학과 관계자는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감이 낮거나, 믿지 못하는 경우 본인이 직접 만지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숨기는 것”이라며 “돈을 자신이 직접 볼 수 없다면 불안감을 느껴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안전하고 또 자신만의 공간이라는 심리가 작용해 편안함을 느껴 타인이 생각하지 못한 일상생활 속 장소에 돈을 숨겼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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