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경북 포항남·울릉) 전 국회부의장은 지난 8일,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대구·경북지역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대통령도 TK 사람이다. 지역에서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독단적 결정 하지 못할 뿐 ... 대통령, 고향생각 많이 해
과학벨트 입지 선정은 전문가 판단 기다려야
그러면서 이 전 부의장은 “나도 역시 참 괴롭고 힘들다”며 “나는 불쌍한 사람”이라는 발언까지 했다. 즉, 대통령의 친형이라는 이유로 인해, 어떠한 행동을 해도 세간의 의혹을 받는다는 것.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과 관련, 이 전 부의장은 “나라의 결정에 대해 대통령이 독단으로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며 “대통령도 고향을 신경 쓴다. 그러나 지도자가 조직을 자의적으로 하면 안 되며, 내게는 대통령이 동생이지만 그런 측면에서 불쌍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공항에 대해 지금은 할 이야기가 없다”며 “B/C가 낮게 나왔지만 신공항은 오늘 할 수도, 내일 할 수도 있는 일로, 정부는 욕을 먹더라도 옳다고 판단했으니 (백지화를) 발표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전 부의장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관련해서는 “과학벨트의 입지를 선정하는 과학자들이 우리나라 최고의 석학들”이라며 “그 사람들이 인정하는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은 또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은 자기 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국가적 차원에서 결정하면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병석(경북 포항북) 의원이 출마한 차기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 “요즘 국회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지 않는다”며 “저는 요새 참 불쌍하다. 엄청 괴롭게 살고 있다. 교회에서도 조용히 지하로 가서 스크린을 보며 예배를 드린다”고 국내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나는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며 중동과 남아메리카 등 외국에서의 대한민국 위상을 설명한 뒤 “석유나 천연자원 하나 제대로 나지 않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60년이나 뒤처져 있던 것을 따라잡았다. 이것 하나만 봐도 우리 국민은 위대한 국민”이라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