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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성희롱 빈발에 여성전용 열차 등장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09-09-17 21:47 게재일 2009-09-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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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내에서 성희롱 행위 등 여성경시 풍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인도에서 여성만이 탈 수 있는 전용 열차가 등장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16일 보도했다.

`여성 스페셜(Ladies Special)`로 명명된 여성 전용 열차는 뉴델리와 뭄바이, 마드라스, 캘커타 등 4대 도시에서 총 8편이 운행된다.

열차를 이용하는 여성 중 일부는 남성들이 그저 밀치거나 모욕을 가하고 성희롱을 하는 성가신 존재로만 여기는 게 현실이다.

특별 허가를 받아 최근 뉴델리-팔왈간 통근열차에 탑승한 IHT 남성 기자에게 열차에 탄 여성들이 보인 반응은 한결같이 “매우 흡족하다”는 것이었다.

17년째 열차로 통근해온 교사 키란 카스는 “(과거의) 열차는 늘 야채상인과 소매치기, 거지와 남자로 넘쳐났다”며 “이 열차는 믿기 어려운 기적처럼 아무데서나 자유롭게 앉을 수 있게 됐다”고 즐거워했다.

이 나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하나인 국민회의당 당수 소냐 간디 등 유력 여성정치인이 즐비하고 헌법이 양성평등을 규정하고 있다고 해서 인도 여성이 평등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1990년대 초반 경제개혁 이후 인도 여성들이 급격히 도시 노동 인력으로 유입된 추세와 맞물려 여성에 대한 범죄도 급증했다.

2003~2007년 사이에 강간사건은 30% 증가했으며 납치와 유괴사건 등은 50% 이상 늘었다.

6월에는 칸푸르 시의 네 개 대학이 여성의 청바지 착용을 “외설적”이란 이유로 금지하려다 강력한 반발로 무산된 사례도 있다.

이 같은 사회분위기 속에서 여성전용 열차의 운영 역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애초 인도 철도 당국은 여성전용 객실 제도를 운영했으나 남성들이 이를 무시해 제도정착에 실패하자 아예 여성전용 열차를 선보였다.

그러나 `여성스페셜`은 이 열차의 운행을 원치 않는 남성 `갱`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승무원에 따르면 열차를 이용하지도 않는 청년들이 열차에 올라 화장실을 이용하는 등 행패를 부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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