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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합집산 T·K `형제의 끈 놓았나`

박순원기자
등록일 2009-09-02 22:34 게재일 2009-09-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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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보다는 덜하지만, 대구와 경북을 한 데 묶어 놓았던 끈이 끊어진 느낌이다."

18대 국회가 3분의 1을 지나고 있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의 TK라는 공감대 형성이 예년만 못하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북 포항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중심으로 하는 친이명박계와 대구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친박근혜계가 각각 대구와 경북을 양분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힘을 한 곳으로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18대 국회 들어 지역 국회의원들은 각종 유치활동이나 예산문제 등에 있어 불협화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2009년도 예산안 심사과정에서는 동일한 예산을 놓고 대구와 경북 지역 의원들이 얼굴을 붉히기도 했으며, 지난 4월 경주의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는 도당과 시당으로 나뉘어 선거에 대한 참여도 문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한 경북지역 의원은 대구지역 의원을 가리켜 "대구가 저 멀리 청송이나 울진보다 경주와 가까운데도, 대구 지역 의원들은 남일 보듯 한다"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반면, 대구지역 의원들은 대구와 오송으로 낙점된 첨단복합의료단지 선정과 관련, "경북지역 의원들의 유치 참여도가 너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박희태 대표를 선출한 한나라당 전당대회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대구에서는 TK를 앞세우고 출마한 김성조 의원을 찍지 말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으며, 이에 반발한 대구에서는 "경북지역과 등을 돌려 친이계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말도 나왔었다.

결국 지난 대선부터 시작된 친이와 친박의 계파 갈등이 대구와 경북의 어색함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발도 있다. 지역의 한 의원은 "사실상 이미 대구와 경북은 친박계가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계파 갈등이 지역을 갈라놓는다는 것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다음 총선을 바라보고, 자신의 지역구만을 발전시키려는 의원들의 무한 이기주의가 지금의 상황을 오게 만들었다"며 "경북지역 의원들끼리도 자기 지역의 문제를 예로 들며 충돌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한 의원은 "강재섭 대표가 TK를 아우르던 17대 국회와는 달리, 현재는 구심점이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무리 친박계가 많은 수를 가지지만,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상황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내년과 그후 대선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당장 내년도 원내대표와 각종 당직 및 지방선거에서 TK가 두패로 나뉘어 싸울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지역 국회의원뿐만이 아니라 대구시와 경북도의 협력관계도 예년만 못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달 기자와 만난 이철우(경북 김천) 의원은 "대구와 경북의 예산, 특히 SOC와 관련되는 예산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대구시의 예산설명은 거의 듣지 못했다"며 "대구와 경북이 같이 움직여야 더 많은 예산을 따낼수 있고 이를 설득할 수 있는데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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