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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오지마”… 中 해외진출에 반감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09-08-20 20:16 게재일 2009-08-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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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수도 알제의 한 가게 주인은 얼마 전 중국인 이주 노동자들 때문에 느꼈던 불쾌함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국인이 저녁때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니거나 맥주를 마시면서 카드놀이를 했다는 것.

독실한 이슬람교도인 그는 18일 “중국인들이 못된 행동으로 우리를 욕보였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이 해외 시장 개척에 발벗고 나서면서 일부 진출국에선 중국인과 중국 자본이 쏟아져 들어오는 데 대한 반감이 감지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달러 여유 자금이 있으면 은행에 예금하거나 미국 정부 채권으로 보유해 왔지만, 금융 위기와 경기 불황을 겪은 이후엔 미 정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기업은 아프리카와 유럽, 중동, 미국 등 세계 각국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이 데려간 중국인 근로자들도 현지 곳곳을 누비며 `차이나 타운`을 넓혀왔다. 대부분의 진출국은 중국 기업이 싸들고 온 돈 보따리를 반기는 분위기.

콩고는 중국에 90억 달러 규모의 광석 채굴 권한을 주는 대가로 기반 시설을 지어주는 계약을 맺고 “매우 만족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콩고는 중국이 전쟁으로 부서진 도로와 학교, 병원을 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같은 일부 진출국에선 중국인들이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러시아에 머무는 중국인 이주민 35만명 가운데 대다수가 불법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현지 사회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주장했다.

중국산 불량 제품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지난 1월 기니 당국이 중국산 가짜 의약품을 적발해내면서 중국 상점들은 보복 조치를 피하기 위해 한때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수단의 최대 반군 단체인 정의평화운동(JEM)은 중국이 현 정권의 뒤를 봐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그들의 유일한 관심은 경제적 이익만을 챙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반중(反中)` 감정을 감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 대기업들은 자문 업체로 서방 회사를 고용하기 시작했으며, 현지 업체와 협력 계약을 맺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직접 투자 대신 간접 투자 형식을 택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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