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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종류

슈퍼관리자
등록일 2009-08-17 22:20 게재일 2009-08-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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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업체방문으로 회원들의 직장과 가정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쯤 나이가 들면 세상 사는 이야기나 보는 눈이 많이 트이게 마련이지만 이번 방문으로 또다시 많은 느낌을 가지고 주위를 돌아보니 부부의 종류가 정말 많은 것 같다.


똑같은 생각으로 마음 통해 사는 부부가 단 하나도 없다 하더라도 옛날하고 달라서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젊은 부부 중에 한가지 직업에 부부가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예전만 해도 남편이 직장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주부는 말 그대로 주부로서 집안일을 해오던 것이 당연시되었고 지금 시대는 그렇게 해서는 살아나가는데 경쟁력이 없는 탓도 있겠지만 정비공장에서 부품가게에서 식당에서 또는 개인숍에서 뿐만 아니라 부부가 항상 같이 있고 같이 의논하고 같이 결정하는 부부 일심동체가 되어가는 것 같다.


예전에 백수 주부보다는 바람직한 부부상이기도 하다. 하여 주부 우울증이 사라지는 기회가 되길 생각도 해본다. 특히 젊은 부부들의 합동생활전선 활동기가 보기 좋았다는 것이다.


예쁜 아내가 분주히 움직이는 것을 보고 흐뭇해하는 든든한 남편은 더욱 힘이 날 것이며 사는 보람이 절로 솟아오를 것이다. 그런 모습을 잠시 보고 있노라니 미소가 흐른다.


남편과 아내가 다른 직업으로 각자 자기 행동반경을 사수하다가 저녁때 서로의 고충과 보람도 나누며 내일을 위해 청사진을 그릴 때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 했으니 분명 하나보다는 둘이 낫다는 것도 실감하는 실속형 부부도 있다.


경제는 내가 책임질 테니 당신은 집에서 우아하게 나를 맞이 해 달라는 일편단심 민들레형 부부도 있을 것이다.


항상 인형처럼 그림처럼 그때 그 자리에서 내가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욕심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아내사랑을 그렇게 표현하는 남편의 방법일 것이다.


거기에 순응하는 아내가 있으니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일편단심민들레형에서 한쪽이 불만을 가진다면 내일이 걱정이다.


사회생활에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분주히 움직이는 걸 보람으로 알고 예전에 못했던 잠재된 자기 능력을 늦게나마 최대한 발휘하고자 동분서주하는 아내를 인정해주다가 불만스러워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주길 바라는 해바라기 형부부도 있다.


나는 밖에서 내가 할 일하고 너는 집에서든 밖에서든 네 할 일 하자는 부부는 서로 전혀 간섭하지 않고 편안히 자기 하고자 하는 일에 충실하는 제팔 저 흔들고 사는 각자형 부부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서로를 최대한 인정하고 믿어주며 살아가는 형이다. 그러면서도 서로 관심을 끈 채 나 몰라라 형도 있다.


관심이 없는 건지 사랑이 없는 건지 무조건 노터치다. 조금은 무의미하고 재미가 없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사사건건 간섭형도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들도 일일이 참견해서 다툼도 예상되지만 그래야 한다고 당연히 생각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심하면 의처증 의부증이라는 병으로도 발전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기든 저기든 꼭 함께 가고 한쪽이 없으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찰떡궁합 부부도 있다. 이 경우 함께 살아온 세월이 긴 노 부부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연륜과 경험과 경륜이 함께하고 세월을 초월한 도사형이 될 수도 있다.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에 불만을 가지고 얼굴에 주름을 만들며 사는 한심형 부부도 있다. 한순간 생각을 바꾸면 될 것을, 나쁜점보다 좋은 점을 보면 될 것을 길지 않은 인생길에 아름다운 부부상에 역행하는 것 같다.


아내에게 무조건 복종형도 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자면 하자는 대로 따르는 만사형통 형인듯하다.


돈으로 집은 살 수 있으나 가정은 살 수 없다고 했다.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남녀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정을 이루고 살아야 하는데 왜 부딪치는 부분이 없겠느냐만


잠시 생각해 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상대방과 나의 다른 점을 서로 인정해주고 이해하며 불만이 있을 때 심호흡 한번 하고 한번만 눈을 질끈 감아준다면 비단길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것이다.


누가 인생은 아름답다 했다. 지나간 시간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아름답게 만들며 살아야 할 권리와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우리 자녀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가정을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부부란 살아갈수록 무던하고 깊은 미운 정 고운 정이 든다고 외할머니께서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나도 지금 나의 남편을 향한 애정의 깊이가 얼마나 될까?


육안으로 보이는 깊이가 40여m나 된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깊고 크기가 북아메리카 오대호를 합친 것 보다 더 크다는 바이칼 호수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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