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영일만항이 8일 처녀 입항식에 이어 다음 달 중순 컨테이너 부두 개항식을 갖는 등 환동해 거점 항만으로의 공식 출발선상에 바짝 다가섰다.
항만조성의 지자체 참여와 조성 공사 전반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포항지방해양항만청.
그 구성원 중에서도 특히 권준영 청장(47)은 사무관이던 지난 2004년, 민관으로 구성된 사업 실시협약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로 5년이 흘러 영일만항 관리 담당 기관의 수장으로써 맞는 개항의 의미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스스로 개항에 대한 소회를 `결자해지(結者解之)`로 표현할 정도로 가슴 속 깊이 영일만항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열정을 품은 권 청장을 만났다.
-영일만항의 역사적 개항을 앞두고 그동안의 행보를 되돌아본다면.
▲개인적으로 영일만항 개항이 의미는 아주 남다르다. 사무관 시절부터 몸담아 온 사업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사업에 대해 대부분이 냉소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주위의 이러한 반응은 나를 `기필코 해야 된다`는 의지로 불타게 했다. 대구·경북권 최초 컨테이너 부두라는 위험성을 감수하고 선뜻 뛰어들 화주와 선사는 드물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경북도와 포항시라는 지자체를 직접 사업에 참여시키기로 했고 설득을 거쳐 최종 협약(2004년)까지 2년의 세월이 소요됐다.
이 같은 여러 힘든 시기를 거쳐 드디어 개항이라는 결실을 얻게 돼 기쁘다.
-사업 초기부터 개항까지 전 과정을 지켜본 입장에서 영일만항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영일만항은 지리적으로 여러 가지 장점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장점만 잘 살린다면 미래는 충분히 밝다.
대구·경북권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의 물동량 운송거리가 부산 등 수·출입 업체의 기존 이용 항만과 비교하면 훨씬 짧고 야드가 넓어 하역 등 작업 시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또 세관 등 CIQ 기관 협조가 잘 구축돼 있어 불편도 크게 덜 수 있다. 특히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구축하고 있어 무엇보다 업체의 각종 부대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를 증명하는 예로 최근 기존 부산항을 이용하던 기아자동차 측이 11일 실사를 위해 영일만항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실사 이후 실제 항만 이용으로 이는 단순히 1개 대기업의 이용을 넘어 기타 기업의 앞으로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항만 활성화를 위한 앞으로의 몇몇 과제를 꼽는다면.
▲우선 대량의 고정 물동량 확보를 위해 항만배후단지, 4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 포항시의 각종 단지 조성이 조기에 정착돼야 한다. 우리나라 이 단지에 우수한 물류·제조 업체와 항만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입주해 공단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영일만항은 순조롭게 안정 운영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또 하나 동반돼야 할 것이 있다면 지역에서 항만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현재 급유, 급수, 선용품, 검수 등 항만 관련 각종 인력을 울산 등 타 지역에서 조달하고 있다. 개항 준비 과정에서 이 점이 가장 큰 아쉬움 중 하나로 영일만항 개항과 함께 포항을 비롯한 대구·경북 지자체가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항만 관련 업종 업체와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포항 등 지역민들의 염원에 의해 유치된 영일만항이 드디어 역사적인 개항을 눈앞에 앞두고 있다.
정상궤도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운영과 관리를 맡은 관계기관은 물론 지역민의 관심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