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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나라, 대한민국

슈퍼관리자
등록일 2009-08-04 13:07 게재일 2009-08-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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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민정책을 보면 참 재미있다.

아시아·아프리카를 가릴 것 없이 기술과 젊음, 돈을 싸들고 오면 모두가 OK다. 이들 이민자들은 미국인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도 더 열심히 일해 미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가는데 큰 역할을 한다.

미국은 저출산의 위기를 이민자 유입 정책으로 해결, 넘쳐나는 젊은 인구가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미국 인구는 2005년 3억 명에서 2050년엔 4억 명으로 늘어난다.

일본은 한술 더 뜬다

80년대 일본 언론은 농촌 총각들의 국제결혼을 두고 사진만 보고 돈으로 신부를 데려오는 인스턴트 결혼은 인신매매라고 비판했는가 하면 우익단체들은 한 수 더해 야마토(大和)민족의 피를 더럽히지 말라고 공격했으나 기술이민자 우선 이민정책을 꾸준하게 펴 인구의 10%를 외국인으로 채우려 한다.

중국이라는 프리즘으로 관찰되는 한국의 지금 처지는 어떤가.

막장 드라마 같은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질이 신물 나게 되풀이되고 있다. 이러니 저출산의 위기를 돌파할 시원스런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장외로 가는 정치, 파업을 일삼는 노조 등 혼돈의 사회 현상으로 인해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할 정책을 만드는 데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만으로 보면 우선순위가 있는지가 의심스러울 형국이다.

출산율 꼴찌 나라로는 미래가 없다

필자도 60대 중반의 초로(初老)이지만 인구의 고령화가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가 훨씬 더 심각하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인간의 고령화를 표지 기사로 다루면서 “고령화의 전망이 겁난다”고 했을 만큼 실제 상황은 심각하다.

고령화를 부르는 요인은 의외로 간단하게 나온다. 사람들이 점점 더 오래 산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 환경 변화로 여성들의 출산율이 걱정스러울 만큼 낮아진 데 있다.

세계의 평균기대 수명은 1900년엔 30세, 지금은 67세다. 출산율도 1970년 초까지 4.3명이었으나 지금은 2.6명이니 나이 든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생활환경이 선진국으로 일찍 진입한 우리는 더 심하다. 2005년 1.08명까지 내려갔던 출산율이 지난해 1.19명이 되긴 했지만 40년 전 4.53명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가 생겼다.

이대로 가면 지금 20대의 40년 후 모습은 60대 노인이 돈 벌어 90대 노인을 봉양해야 한다. “어르신들의 나라”가 되는 것이다. 2018년부터 인구가 줄어들어 손자의 재롱이 사라지는 나라가 된다.

출산을 피하는 이유로는 엄청난 교육비와 경제적 부담을 드는 사람이 가장 많다.

물론 여성의 사회진출이라는 발전된 사회 환경 역시 피할 수 없다.

지금 극적인 대책을 내놓아도 빠르지 않다. 저출산은 지금 현 정부가 사활을 건 것처럼 비치는 경제위기나 북핵문제같이 국가안보문제차원에서 다뤄야 할 일이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배려를 더 늘이는 한편으로는 프랑스 독일처럼 “아이는 국민이 낳지만 부양은 국가가 한다”는 기본 정책을 갖고 중앙과 지방정부가 같은 처방전을 써야 한다.

이달부터 세 자녀 가구의 전기료가 20% 내려진다.

지금까지 나온 이 같은 좀스런 시책보다 저출산으로 인한 더 큰 사회적 부담을 막기 위해서는 여성이 마음 놓고 일할 직장 분위기를 우선적으로 조성하고 출산수당· 보육· 교육비 지원 대책이 저출산국의 대명사를 털어버린 프랑스 정책에 비슷하게라도 따라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마음 편하게 아이를 낳아 기를 국가적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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