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성어를 인용한 주체가 중국 측이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장관들이었다는 점에 있다.
홍콩 문회보 등 중화권 언론들은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 측이 연설과 발표 등에서 성어를 직접 인용했다고 보도하면서 크게 주목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개막연설에서 맹자가 한 말을 인용, “산중에 난 좁은 길도 계속 다니면 곧 길이 되고, 다니지 않으면 곧 풀이 우거져 길이 막힌다(山徑之蹊間 介然用之而成路 爲間不用 則茅塞之矣)”라고 말하며 양국간 지속적인 대화와 끊임없는 협력을 역설했다. 그가 인용한 문장은 맹자의 진심(盡心) 하편에 나온다.
그는 또 농구스타 야오밍(姚明)을 언급하면서 “야오밍이 `새 멤버든 오래된 멤버든 서로 맞춰나갈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번 대화에서 공동 노력을 통해 우리가 그의 기준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친근감을 드러냈다.
문회보는 29일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야오밍과 맹자를 직접 인용해 연설함으로써 중국인들에게 깊은 인상과 친밀감을 심어줬다”고 높이 평가했다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사람의 마음이 모이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人心齊, 泰山移)는 중국 속담을 인용, “미국과 중국은 벽돌을 쌓듯이 굳건한 관계를 맺어 국제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우리는 비바람 속에서 한배를 타고 있다”(風雨同舟·오월동주와 같은 뜻)라면서 금융위기 등을 함께 극복하자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2월 방중 당시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물을 건너다)`란 표현을 사용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로부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중국도 미중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어려운 고사성어를 인용한 미국 측에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화답했다.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국무위원은 전략경제대화 기간 가진 연설에서 “양국 관계가 더 아름다운 미래를 열 수 있겠느냐”고 자문한 뒤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캐치프레이즈인 `예스 위 캔(Yes we can)`으로 답변해 큰 호응을 얻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