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포괄적인 포유류 뇌 분해공학 사업인 블루 브레인 프로젝트(BBP) 단장인 스위스 로잔 공대의 헨리 마크람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시에서 열린 `TED(기술·오락·디자인) 글로벌` 회의에서 “인간의 뇌 구조를 역설계하는 것이 10년 안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20억 명이 뇌의 결함으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정신 질환 치료법을 찾는 일에 인공 두뇌가 특별한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시작된 BBP 프로젝트는 실험실 자료를 이용해 포유류의 뇌 구조를 분해하는 것인데 마크람 교수 팀은 포유류 뇌의 대뇌신피질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으며 이미 생쥐의 뇌를 세포 단위 수준으로 복제하는 성과를 거뒀다.
마크람 교수는 “대뇌신피질은 새 뇌”라면서 “포유류는 부모 역할과 사회 활동, 복잡한 인지 기능 등에 힘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새 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쥐에서 인간까지 뇌의 진화는 너무도 성공적이어서 이처럼 놀라운 기관을 만들어내는 단위가 1천 배나 확대됐다”면서 “이런 진화는 엄청난 속도로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람 교수는 지난 15년간 계속해 온 신피질 구조 분해 작업에 대해 “큰 숲의 일부를 분석해 나무가 몇 그루나 있고 각기 어떤 모양이며 형태 별 나무들의 수는 얼마이고 어디에 위치하는가 등등을 알아내는 분류작업과 비슷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각 개체간의 연결 규칙이 어떤 것인 지까지 밝혀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BBP 프로젝트는 현재 각기 다른 뉴런 수만개의 소프트웨어 모델을 보유, 인공 신피질을 디지털 방식으로 조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연구진은 뉴런들이 각각 고유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이들이 각기 다른 뇌에서 보이는 회로는 공통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크람 교수는 “뇌가 크건 작건, 뉴런의 형태가 어떻게 다르든, 이를 구성하는 섬유는 같다”면서 “이는 종마다 고유의 성질을 갖고 있어 이종간의 소통이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모델들을 활용하기 위해 슈퍼컴퓨터에 모델들과 몇 개의 알고리듬을 입력했으며 1만개의 연산장치를 통해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 지에 관한 단서를 얻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궁극적으로 이런 표현을 추출해 뇌가 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 지를 직접 보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마크람 교수는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