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백락이 있은 연후에 천리마가 있으니 천리마는 항상 있으나, 백락은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비록 천리마가 있으나, 다만 노예의 손에서 욕을 당하며 보통 말들 사이에서 죽으니 결국 천리마라 불리어지지 않는다. 천리를 가는 말은 한 번 먹을 때 혹 곡식 한 섬을 다 먹지만 말을 먹이는 자가 그 천리마의 능력을 알지 못하고 먹이니 천리마가 비록 천리를 가는 능력이 있으나, 먹는 것이 배부르지 못하고 힘이 부족해서 그 천리를 가는 재주를 밖으로 나타내지 못한다. 또 보통의 말들과 같아지려 해도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니 어찌 천리를 가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오. 채찍질을 하여도 천리마에 합당한 도로서 하지 못하고 먹여도 그 재주를 다할 수 없게 먹이며 울어도 그 뜻을 알아주지 못한다. 다만 채찍을 대면서 말하기를 아~ 천하에 좋은 말이 없구나 하니 아아. 참으로 세상에 천리마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천리마를 잘 알아보는 자가 없는 것인가.”
이 글은 오늘날의 정치와 인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치에 있어서 인사는 중요한 것이다. 최근에 있었던 천성관 검찰총장 지명자의 인사청문회를 보고 느낀 바가 많았다. 검찰 고위 공직자가 어떻게 저렇게 막 살 수가 있었는가에 대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빌린 돈, 외제 고급 승용차, 위장전입 등 다만 숨기고 변명하는 방법이 다를 뿐 보통 정치인들과 같은 거의 범죄 수준이었다. 이런 결함이 있었다면 미리 검찰총장직을 사양했어야 마땅하다.
이것을 두고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 일부는 그것을 옹호하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는 자들도 있었다.
여당 국회의원들의 인사청문회 심문과정은 너무나 천박하여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그렇게도 사람이 없는가? 이명박 정부는 왜 저런 사람을 추천해서 불신을 자초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사람이 너무 없는 것인가? 사람을 알아보는 식견이 없는 것인가? 세상에 백락 같은 이는 더러 있다. 그러나 그를 알아볼 식견이 있는 자는 이 정부 안에서는 없는 듯하다.
이번 인사 청문회에서 더욱더 가관인 것은 온갖 비리와 뇌물로 정치자금법에 걸려 감옥생활을 한 적이 있는 야당의 박모 국회의원의 심문과정이다.
요즈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심문하는 꼴사나운 풍경이 언론에 광고하듯이 자주 나온다. 그 사람이 누구던가? 그 사람이 국민 앞에 고개를 들고 저렇게 나올 수 있는 인물인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의 인사를 검증할 정도로 도덕성이 있는 인물인가? 정치의 도덕성이 이쯤 되면 국회의원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어떠하겠는가?
항간에 떠도는 “연탄이 숯보고 껌정아” 하는 꼴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아직도 멀었다. 우리나라 저 국회의사당에서 매일 당파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는 국회의원들 중에서 국민들로부터 도덕적으로 존경 받을 만한 국회의원이 몇 명이나 있는가?
인사 청문회는 국회의원들에게 맡기지 말고 사회적으로 존경 받을 만한 청렴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성경에 나오는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사마리아 여인은 율법에 금한 간음을 행하다 들통이나 잡혔다. 무리가 돌로 쳐 죽이려 하거늘 예수께서 이를 가로 막으며 누구든지 죄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 돌로 이 여자를 치라고 하자 나이든 사람부터 차차 모두가 돌을 던지지 못하고 과거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며 깨달았다는 이야기이다.
민주당의 박모 의원은 적어도 인사 청문회에 나오지 말아야 했다. 누가 함부로 돌을 던지는가? 양심도 없는가?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정말 컸다. 지난 잃어버린 10년의 과도 정부가 역사를 유린하고 민족사를 왜곡하는 혼란의 극치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이었다.
그러나 정권 인수위원회의 인사를 보고 국민들은 깜짝 놀랐다. 이명박 정부의 인사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한마디로 국민을 무시하는 인사였다. 그 순간 실망에 찬 국민들의 쓰라린 가슴은 이후에도 계속된다.
이 틈을 타 한미 쇠고기 수입문제를 빌미로 광우병 촛불정국은 정권 창출 10년 만에 잃어버린 10년이란 오명을 남긴 채 국민의 불신을 자초하면서 어이없이 빼앗겨버린 파들의 분노였다.
소수가 집단을 이루어 국민의 소임을 받은 시민단체라 우기고 국사에 사사건건 개입하여 그 소임을 맡은 자들을 협박하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며 정치를 농단하려는 무리들이 이 나라를 또다시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저 특정한 사유방식을 지닌 자들이 지난 잃어버린 정부 10여년 동안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그들을 어떻게 다 몰아내려 하는가? 인사에 대해 심사숙고 하라. 국민들의 여망을 뿌리치지 말라. 그리고 국민들을 최대한 공경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