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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신분에 맞는 도덕성

슈퍼관리자
등록일 2009-07-21 10:24 게재일 2009-07-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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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신분에 맞는 도덕성이 필요한 시기다. `미디어법`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가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지만 국회가 잘한 것도 많다. 인사청문회가 그렇다. 대한민국에서 고위공직자로 출세하려면 적어도 국회 인사청문회 벽은 넘어서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깔리게 됐다.

국회 인사 청문회가 MB정권이 들어서고부터 유독 빛을 발휘하고 있는 원인은 여러 가지로 해석되겠으나 그 원인은 공직자 본인에서부터 출발되니 평소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가가 여실하게 드러났다.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가 인사청문회 벽을 넘지 못하고 사퇴했을 뿐 아니라 검찰총장 선정과 검증 절차를 지휘했었던 청와대 민정수석도 사의를 표명했다.

그렇지만 국민들에게 자괴감을 안겨준 충격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또 `스폰서 문화`라는 말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올 때마다 검찰 조직도 엄청난 상처를 입었을 것.

검찰의 일신(一新)을 기대하며 파격적으로 발탁된 검찰총장 후보자는 고위공직자라는 사회적 위치와는 달리 고가 아파트 구입자금 출처와 골프여행, 부인의 명품 소비 의혹에다 자녀 위장전입, 증여세 탈루와 같은 실증법위반과 국회 위증까지 겹쳐 인사청문회 하루 만에 낙마했다.

내정에서 낙마까지는 24일이 걸렸다. `부도덕 백화점 24일 만에 폐업`이라는 신문 제목처럼 공직자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인해 세속적이긴 하지만 그 좋은 자리를 물러나게 됐으며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에까지 누를 끼쳤다.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도 권력의 꽃이지만 이 자리가 끝나고 나서도 출세 길이 보장되는 위치였었는데 후보자는 그런 세속적인 곳에 마음을 두었다가 내침을 당한 꼴이다.

인사청문회 벽을 넘지 못한 인사들을 볼 때마다 국민들은 엄청난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더불어서 현 정부 주변에는 저런 사람밖에 없는가라는 질문도 던져 본다.

현 정권 출범 초 장관 후보 내정자 등 4명이 각종 의혹을 받고 낙마한 경험이 있다. 돌이켜보면 부동산 투기와 논문표절· 중복게재, 탈루, 체납 등은 거의 단골로 청문회에서 다뤄졌다.

자녀와 본인의 이중 국적 및 허위경력, 공직자 윤리법 위반 등을 간추려 보면 `의혹 종합 선물세트`며 청문회 벽을 넘어선 인사라 하더라도 자유스럽지 못하다.

정부 출범 초기 고소영·강부자 인사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지만 논란이 되풀이 됐다.

도덕적으로 청렴한 인사가 현 정부 주변에는 이토록 없는가. 아니면 찾지 못하는가.

국회 청문회를 통해 늦게나마 일시적 단맛을 물리치지 못했던 부적절한 처신이 미래의 최대 장벽이 될 수 있으며 사회적 신분에 맞는 도덕성을 갖추어야만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것이 득이라면 득이다.

사법권이 없는 언론사 기자나 국회의원이 파헤치는 일인데 `인사검증시스템`이 왜 못할까. 중폭 이상 개각이 예상되는 시점이어서 다음이 더 아슬아슬하다.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상실감을 심어주는 이런 인사가 왜 되풀이되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이 떡볶이집 민생을 챙기면서 조금씩 찾아가던 민심을 하루아침에 모두 날려 보내는 보좌는 끊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번에도 변명 같은 것이 따르겠지만 얼마나 공감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물론 우리나라 공직자가 다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MB 정권 출범에 절대적 영향을 끼쳤고 지지율을 지탱해 주었던 고향땅에서도 최근의 민심은 출범 때와 같지 않다.

조선시대를 살았던 대부분의 선비들은 신독(愼獨)정신이 몸에 베였다고 한다.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자신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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