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외교사령탑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오른쪽 팔꿈치 골절상 수술로 해외 방문 일정을 취소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클린턴 장관이 팔꿈치 부상으로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자 일각에서는 클린턴 장관이 `뒷방 마님`으로 밀려난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 비스트`의 티나 브라운은 클린턴 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해외 순방에 부득이하게 동행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무부 인사도 맘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클린턴 장관을 국무부에서 `보이지 않는 여성(Invisible woman)`이라고 표현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 실세들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CNN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인 짐 호그랜드는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 메시지를 관장하는 것은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과 같은 오바마 대통령 측근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을 결정하기보다 정책 수행을 위해 선택된` 정부 각료들과 오바마 대통령 측근 보좌관들 사이에 긴장이 대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린턴 장관 보좌관들은 클린턴 장관이 뒤로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한 고위 관리는 오바마 행정부가 클린턴 장관을 밀어내려 한다는 가정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백악관이 세 차례에 걸쳐 클린턴 장관에게 언론에 출연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리들도 클린턴 장관이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정책 등을 지시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지지자들은 클린턴 장관이 오바마 대통령에 밀려 예전처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아시아, 유럽, 멕시코, 중동 지역 등 빡빡한 방문 일정 때문에 여전히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장관은 15일 미 외교협회(CFR)에서 연설을 한 데 이어 이번 주 인도, 태국 등을 방문, 외교 무대에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밥 케이시 민주당 의원은 “클린턴 장관이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지도자라고 믿는다”면서 클린턴 장관이 이 일을 매우 잘해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