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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새 영토에서 일어난 일

슈퍼관리자
등록일 2009-07-09 09:02 게재일 2009-07-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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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위구르에서 종족 간 분쟁이 일어나 천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후 사태는 더욱 악화돼 한족과 위구르족 간의 전면 충돌이 우려되고 있고 우루무치를 비롯한 위구르인 거주지 전역은 전쟁 전야와 같은 분위기인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이 두 종족 간의 갈등은 국경을 맞대고 수천 년을 이어온 뿌리 깊은 것이다.

흉노족의 먼 후예인 위구르족은 부족 연맹체로 계속 이어져 오다 7세기와 8세기에 걸쳐 위구르 제국을 건설하기도 했다.

이처럼 오랜 전통의 종족이 중국에 완전히 흡수 통합된 것은 19세기 청 왕조 말엽이다. 이때 붙여진 이름이 중국의 새 영토라는 뜻인 신장(新彊:신강)이다. 몽골과 러시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8개국과 국경을 맞댄 신장 위구르는 천산북로의 실크로드에 자리 잡고 예부터 동서 문화의 교차점 역할을 해 온 곳이다.

위구르라는 이름은 서기 8세기 몽골에서 흑해까지 돌궐제국이 확장될 때 튀르크 계 민족의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그들의 말로는 `연맹` 또는 `군집`이라는 뜻이라 한다. 이들을 두고 중국에서는 북위 시대 때는 고차(高車), 수나라 때는 위흘, 당나라 때는 회골이라 불렀고 송나라와 원나라 때는 외오아(畏吾兒)라 이름 했다.

돌궐제국에 점령당했던 위구르족은 제국이 약해진 틈을 타 주변의 부족들과 연합해서 돌궐을 분쇄하고 지금의 외몽골 지역을 중심으로 위구르 제국을 건설했던 것이다. 이것도 잠시, 그들은 다시 소왕국으로 난립하면서 이후 키르키즈 부족과 몽골제국 등에 연이어 점령당하며 종족의 명맥만을 이어 왔다.

톈산산맥과 파미르고원 지대에서 주로 농업과 목축업을 하며 살아온 이들은 다시 18세기 중엽부터 러시아와 청조의 위협을 받아 오다가 세력 다툼에 이긴 청 왕조가 1884년 위구르인들이 살고 있던 지역을 장악하면서 그들의 새로운 영토라는 뜻의 신장성(新彊省)을 설치한 것이다.

중국에 점령당하고 나서도 그들은 독립국을 이루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중국이 공산화된 이후 신장 위구르 자치주를 설치하면서 그들은 중국 내 일개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코카서스 인종으로 얼굴과 체형 등 외모가 한족과는 판이하고 이슬람교로 무장한 위구르인들은 쉽게 중국에 동화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청조 때는 지역적, 종교적 특수성을 고려해서 민정과 군정을 분리하는 방식을 택해 군사적으로는 자신들이 직접지배 하고 민정은 무슬림 토착관리인들에게 맡기며 뒤에서 조정하는 수법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청조말기의 혼란한 시기에는 신강에 주둔하는 병사들에게 봉급마저 제대로 주지 못하면서 부정부패가 만연했고 이로인해 야기된 주민불만에다 청조에 저항하는 것을 성전으로 일컬으며 잦은 폭동과 반란을 일으켜 왔고, 중국이 공산화된 이후에도 이 같은 저항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인 우르무치에서 빚어진 한족과 위구르족간의 충돌 역시, 이면에는 이처럼 뿌리 깊은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충돌을 표면적으로 볼 때는, 지난달 말 중국 광둥성(廣東城)에서 발생한 두 종족 노동자 간의 집단충돌이 원인이다.

완구업체에서 일하던 한족 100여 명이, 위구르 노동자들이 한족 소녀를 성폭행했다며 쇠 파이프 등으로 무차별 공격하면서 빚어진 것이다.

사실을 확인한 결과 성폭행 사실은 있지도 않은 것이었는데 한족노동자들이 헛소문에 휘둘려 난동을 부린 것이다.

이 충돌로 위구르 노동자 두 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다쳤다. 이 소식이 우루무치로 전해지면서 이 지역에서 다시 대규모 시위로 번졌고, 시위대는 한족 상점을 약탈하고 오가는 차량들을 부수는 등 폭동으로 변해 천여 명의 사상자가 난 것이다.

이들 종족 간의 깊은 갈등은 평소에도 늘 있어 온 것이다. 이 같은 갈등을 해소 한다며 중국은 2000년대 들어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을 들고 나와 겉으로는 소수민족을 우대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정책이 소수민족을 존중한다기보다는 이들을 중화민족에 통합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이 결과가 지금의 우루무치 사태를 부른 건 아닌지 중국은 깊이 고민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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