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발생건수와 함께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족구병 환자가 예년과 달리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최근 들어서는 그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셋째주(6월 14~20일)의 발생자 수는 그 이전 4주간보다 25.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니 심상치가 않다.
입 안이 헐고 손과 발, 얼굴 등에 발진이 생기는 수족구병은 통상 4-6월에 발생해 많은 경우 열감기 정도로 쉽게 지나가지만 뇌수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이 병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사망 영아와 뇌사 영아에서 검출된 수족구병의 원인이 중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엔테로바이러스71(EV71)형으로 확인됐다니 경계의 끈을 더욱 당겨야 할 필요가 있다.
병·의원이 환자 발생을 보건소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환자신고의무 등을 규정한 법정전염병 지정이 하나마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강해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에게 자칫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 아직 예방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보건당국은 물 끓여 먹기와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을 널리 알리는 데 더욱 노력하고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종사자들에 대한 예방교육을 철저히 하는 등 질병 감시체계에 허점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