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지향형 단지 개발
"다양한 항로개설 돼야"
영일만항은 컨테이너 부두 4선석을 포함하여 최대 3만 t급 선박의 접안이 가능한 부두를 합쳐 총 16선석으로, 컨테이너 43만 TEU를 포함하여 년 1천 400 만 톤의 화물처리능력을 갖춘 항만으로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2006년 6월 27일 발표된 해양수산부의 “전국무역항기본계획 정비(안)”의 수정 내용에 따르면, 영일만항은 2011년까지 총 13선석, 2015년까지 16선석, 그리고 장기적으로 총 18선석 규모로 개발되는 것으로 조정되었다.
이는 중국 양산항의 대규모 개발, 중핵항만 간 직기항 체제의 보편화, 수출물량의 소량고부가화 등 외부 물류환경의 변화로 인한 물동량의 감소 추세 때문이다.
특히, 컨테이너항만의 경우 연간 처리화물의 기준능력이 상향되어 기존 개발계획이 대체로 순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 개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04년 말 기준으로 약 608억불에 달하고 있는 대구·경북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이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들 화물을 영일만항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것과 환적화물을 유치하는 것이 용이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일만항의 컨테이너 부두가 개장되었을 때 대구·경북권의 화주들이 영일만항을 이용할 것인가와 항만개발에 따른 대구경북권의 편익이 발생할 것인가가 의문이다.
2. 동북아 항만의 환경변화와 영일만항 애로요인
(1) 항만의 환경변화
1) 환적 화물의 급증
한중일 동북아 삼국간에 무역량 증가에 기인하여 역내 환적화물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발생하는 화물의 급증으로 인해 우리나라 항만의 환적화물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남중국에서 발생하는 화물은 환적항으로 홍콩, 센젠, 대만의 카오슝항 등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주로 북중국에서 발생하는 화물들이 주로 우리나라 항만을 환적항으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항만을 주로 이용하는 환적화물은 중국, 미국, 일본 등의 순이며 중국의 환적화물이 전체 환적화물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2005년 상하이항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주요 8대항만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세계 30대 컨테이너항만 처리량의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중국화물유치를 위한 중핵항만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2) 항만 기항체제의 변화
중국 등 동남아지역의 항만물동량 증가와 항만개발의 가속화로 인해 중소항만 간 직기항체제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항만과 일본, 한국 항만간의 직기항 체제는 전통적인 거점항만의 역할을 감소시켰고 직기항 선박도 대형화됨에 따라 환적화물의 증가를 촉발시켰다.
3) 항만 간 협력체제의 구축
Maersk Sealand사와 Evergreen과 같은 대형선사들이 동남아시아에서 환적항을 싱가포르보다 항비가 약 30% 저렴한 탄중펠레파스 항으로 전환하여 싱가포르를 위협하고 있지만 싱카포르항만 당국은 자본투자, 정보제공, 항만공동운영 등에서 경쟁과 협력을 하고 있다.
4) 항만배후단지의 개발
과거 화물의 분리, 보관, 배송 등의 기본적인 물류활동에 중점을 두고 개발되었던 항만 배후단지가 조립, 가공, 재포장 등 부가가치 물류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장소로 그 기능이 다양화되고 있다.
(2) 영일만항의 애로요인
1)국내 경쟁항만들의 도전 심화
현재 영일만항의 운송거리상 편익은 기계 IC에서 영일만항간의 거리를 고려할 때, 국내경쟁항만들에 비해 큰 편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영일만항이 환동해권의 중핵항만으로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환적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중국과의 직항로 개설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화물이 주로 발생하는 북중국항로는 평택당진항 등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 아울러 중국 지역의 화물유치를 위한 마산항, 울산항, 평택당진항등 국내 중핵항만간의 경쟁이 극심하다.
2) 배후단지 개발의 지연
항만은 기본적인 물류활동을 수행하는 곳이다. 또 복합적인 물류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야만 거점 또는 중핵항만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복합적인 기능을 갖추지 못한 항만은 항만 간 경쟁에서 탈락할 개연성이 크다. 영일만항의 경우 1단계로 조성된 3만평의 규모의 항만배후단지에 현대중공업 블록공장이 입주하고 있으나, 2단계로 조성 예정인 27만평의 개발이 지역민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3) 배후단지의 운송 네트워크가 취약
영일만항은 대구·경북권 기업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제공하여 지역에서 발생하는 화물의 유치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그러나 지역의 주요 산업집적지인 구미의 전자단지, 대구의 염색공단, 달성공단, 성서공단 등 화물 발생지와 영일만항의 배후단지 간 다양한 운송네트워크의 구축이 미흡하다.
주요 산업단지와 영일만항 간에는 도로운송망 뿐 만 아니라 철도 운송망 등 다양한 연계운송시스템의 개발이 요구된다.
특히 다양한 화주의 운송요구를 만족시키고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동남권 공항과 영일만항의 연계가 요구된다.
4) 선사들의 참여 부족
영일만항 민자부두 건설시 참여를 기대했던 선사들이 공동개발에 불참함으로써 다양한 항로개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따라서 화주들이 항만을 바꿀 만한 계기가 마련될 수 있는 다양한 항로가 개설되어야 한다. 영일만항의 주 고객이 될 대구·경북기업을 대상으로 항만대체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분석하여 선사유치와 항로개발에 적극 반영하여야 한다.
마산항에 비해 일본과 러시아지역의 수출입에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는 영일만항은 향후 일본 러시아 지역의 화물을 유치할 수 있는 항로개발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한편 울산항은 중국 27.7%, 말레이시아 23.2%, 미국 11.9%, 베트남 2.9% 등 동남아지역의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수출물동량이 많기 때문에 영일만항이 완공되었을 때 동남아지역으로의 항로개발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계명대 통상학과 하영석 교수 인터뷰
中ㆍ日 환적화물유치전략 시급
동북아자치단체協 적극활용
하영석 계명대 통상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항만물류학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영일만항의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한 폭 넓은 연구활동과 저술, 발표를 통해 이론적 근거를 제공할 지역 학계의 토대가 얕은 현실에서 관련 분야의 중요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하 교수는 특히 지난해 10월 포항시와 포항지방해양항만청, 포항영일신항만주식회사 등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한 포트세일 행사에 국내 전문가로는 유일하게 참석해 영일만항의 경쟁력과 특성에 대해 발표해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영일만항은 그동안 규모 축소 등으로 상당한 시련을 겪었는데.
▲영일만항의 개발은 포항이 환동해 경제권의 핵심거점도시이자 물류중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이다. 그러나 2006년 6월 27일 발표된 해양수산부의 ‘전국무역항기본계획 정비(안)’의 수정 내용에 따르면, 영일만 신항은 2011년까지 총 13선석, 15년까지 16선석, 장기적으로 총 18선석 규모로 개발되는 것으로 처음 계획에 비해 규모가 축소되고 개발이 지연되는 것으로 발표됐다. 특히 2004년말 기준으로 약 608억불에 달하는 대구경북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이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고, 대구-김해를 연결하는 연장 82.05km의 대동고속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실제로 경남권 항만들과의 경쟁이 갈 수록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잠재적인 경쟁항만인 마산항은 2011년 까지 추가로 2개의 컨테이너 선석과 장기적으로 6개 선석을 가진 항만으로 개발될 것이고, 인근의 울산항 신항도 장기적으로 컨테이너 6선석 규모의 항만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영일만항의 컨테이너 부두가 개장되었을 때, 대구경북권의 화물들이 과연 영일만항을 이용할 것이며 항만개발에 따른 수익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를 돌파할 마케팅 전략을 해외에서 찾는다면.
▲영일만항이 환동해권의 중핵항만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일본서안 항만들과의 연계수송망 구축과 중국과의 직항로 개설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중국-일본간 환적화물 및 일본 서안 화물의 유치전략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상북도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동북아 자치단체 협의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항만의 이용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로의 항로개발과 당분간 러시아 지역의 천연자원 공급항으로의 역할도 모색해야 한다. 이밖에 ‘영일만항 국제포럼’을 개최해 선주, 화주, 이해관계자들에게 영일만항을 알릴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필요한 전략을 조언한다면.
▲영만항 배후단지 이용 가능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그 결과를 토대로 영일만항을 소비자 지향형 물류단지로 개발해야 한다. 동남권 국제공항의 건설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항과 영일만항의 연계를 통해 기업의 국제물류전략으로 활용이 증가되는 있는 해상-항공 복합운송을 전개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구축이 가능하다.
그리고 비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항만이용료를 최대한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영일만항의 역할 조정을 통해 니치마켓에서의 생존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에 따라 영일만항의 기능을 대구경북 기업들의 중간재, 반제품 등의 원자재 공급항으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울산항의 수출 대체항으로의 역할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역민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대구경북경제통합추진위원회 내에 선주, 화주, 전문가, 항만관계자들로 구성된 대구경북물류중심화추진센터를 설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제 주체 간 신뢰형성은 물론 대구경북 지자체의 참여와 지원을 유도할 수 있다.
영일만항은 세계의 허브항인 부산항과 환동해권의 중핵항만인 울산항과 경쟁 및 협력(Co-operation)을 통해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영일만항 활성화를 위한 국제적 홍보에 대한 기초 자료를 확보할 수 있고 관련업체 간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