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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 벌이는 경북도당 위원장 선출

김진호기자
등록일 2009-06-22 22:07 게재일 200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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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말 있을 경북도당 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3선의 이인기(고령·성주·칠곡)의원과 재선의 김태환(구미을)의원이 합의점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비판의 요지는 간명하다. 경북지역의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 두 사람이 경북도당위원장 직을 놓고 합의추대가 아닌 경선으로 맞붙게 된다면 쇄신을 통한 화합의 정치를 주도해야 할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물론 대다수 국민들로부터도 질타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다.

특히 이인기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경북도당위원장에 나서게 된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지역구민의 뜻을 받들어 도당위원장에 나서기로 한 이상 누구의 만류도 듣지 않을 것”이란 굳은 각오를 거듭 밝혔다. 이 의원은 올 연초부터 경북도당 위원장에 나설 뜻을 묻는 기자들에게도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다가 뒤늦게 나선 데 대해 “복당한 뒤 당협위원장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말을 하지 않았고, 지난 15일 최고위원회 의결로 실질적인 당협위원장이 됐기에 도당위원장직에 도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대선 전 친이계의 김광원 전 의원과 친박계 주자로서 이미 한바탕 도당위원장 경선을 치른 바 있는 이인기 의원은 “이번에는 당연히 선수에서 앞서는 자신이 도당위원장이 돼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태환 의원은 지난 1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의원이 욕심이 지나친 것 아니냐”면서 “지난 번 도당위원장 경선에 나왔던 이인기 의원 때문에 만들어진 원칙이 바로 겸직금지, 선수와 나이 순인데, 국회 기후변화특위 위원장을 내놓고라도 도당위원장직에 나서겠다는 것은 너무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이 그동안 도당위원장에 나서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 내가 해 보겠다고 말했고, 경북의 다른 의원들도 그렇게 알고 있는 상황에 느닷없이 선수를 앞세워 도당위원장을 해야 겠다니 난감하다”면서 “어쨌든 친박계 의원 두사람이 경선을 하는 것은 모양이 너무 나쁜 만큼 정희수 현 경북도당위원장에게 합의추대 형식이 될 수 있도록 중재를 부탁했고, 조만간 3자면담이 있을 것으로 안다”며 가능한한 대화를 통해 해결할 뜻을 비쳤다.

특히 김 의원은 “당이 어렵고, 화합이 중요한 시기에 경북지역 재선의원 가운데 나이가 제일 많은 내가 도당위원장을 맡는 것이 무난하다는 다른 의원들의 권유에 못이겨 봉사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냈는데, 모양이 이상하게 됐다”고 당혹해 했다.

김 의원은 “나로서는 경북지역 의원들의 뜻에 따를 생각이며, 대화로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라면서도 “끝까지 이 의원이 경선을 고집한다면 경선을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친박계 두 의원의 진검승부가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두 의원을 설득해 경선만은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당내에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경북도당 위원장인 정희수 의원은 이와관련, “오는 24일 김성조 의원이 정책위의장 당선 축하 오찬을 초대한 자리에서 도당 위원장 문제를 협의해 경선은 피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선을 하게 될 경우 승부의 향방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모두 친박계란 점을 볼 때 친박계는 반반으로 나뉜다고 가정하면, 지난 번 경선으로 이인기 의원이 친이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김태환 의원이 다소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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