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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희 포항여성회장

윤희정기자
등록일 2009-06-19 21:18 게재일 200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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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진보적 여성운동가의 ‘맡언니’ 격인 윤경희 포항여성회장(40·사진).

그녀가 포항여성회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때는 1997년이다. 결혼을 하고 포항으로 온 후 바로 포항여성회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고향은 충청북도 충주이다. 충북대 재학 시절, 전공은 회계학이었으나 학생운동과 여성학 동아리 활동에 더 열심이었고, 특별히 여성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여성단체 활동을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 그 즈음 청주에 소재한 충북여성민우회 ‘여성상담전화’ 간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성운동을 하게 됐다.

유년시절 아들과 딸에 대한 부모의 차별에 부당함을 느꼈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권력자들의 배제와 억압에 분노를 금할 수 없었으며 이 땅의 딸로 태어나 자신의 딸이 내가 느낀 부당함에 분노를 그대로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리하여 사회에 눈 뜬 후 지금껏 여성운동을 해 왔다.

“어쨌든 여성운동의 길에 젊음을 투자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저렇게 부딪히고 깨지고 유연해지면서 말이예요.”

그녀는 1997년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운동이 마무리될 때쯤 결혼을 해 포항으로 내려오게 됐다. 청주에서 여성단체 상근을 할 때 전국적인 연대활동이 잦았으며, 포항여성회의 집행단위와 자연스럽게 접촉을 했었고, 포항에 오자마자 포항여성회 활동을 시작했다.

“내 발로 찾아간 포항여성회는 끈끈한 자매애가 느껴지는 따뜻한 조직이었어요. 결혼과 타향으로 이주해온 내게 여성운동과 단절되지 않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성회를 준비하고 창립해 일궈가고 있던 포항여성회가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그렇게 시작한 포항여성회와의 인연이 벌써 올해로 12년째로 접어들었다. 포항여성회 교육부장, 사무국장, 정책위원장, 부회장을 거쳐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다. 어쨌든 포항여성회는 친정이 먼 그녀에겐 영원한 사회적 친정이다.

“전임 회장들이 여성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일정한 궤도까지 포항여성회를 올려놓아 주었기에 조직 내적으로는 이를 탄탄히 구축해야하는 과제가 내게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여성운동이 되기 위해 지역사업을 소박하게 진행해 온 것도 큰 힘이 되었지요.”

포항여성회는 약자 중 특별히 여성들의 삶에 주목하고 있다. 차별적인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여내기 위한 성평등 운동을 지향한다. 주로 하고 있는 운동으로는 첫째, 일상 속에 만연한 성차별과 폭력 등으로부터 여성인권을 보호하고 높여내기 위한 여성인권분야의 운동 등, 둘째,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할 수 있는 경제지원 활동(지역아동센터 운영 및 보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제도화 운동 등), 셋째, 여성의 대표성 확보를 위한 세력화(정치, 경제, 사회) 운동 등이 주로 하는 운동이다.

이중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아동들의 교육에 있어 부모님들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어지고 있으나, 당장 눈 앞에 놓인 생계라는 현실이 협력을 어렵게 하고 있기도 한 것이 아쉽다. 또한 여성단체와 시민단체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 냉혹한 현실에 부딪힐 때마다 그녀의 열정을 더욱 활활 타올랐다. 그래서 포항여성회에서 특히 주목하고 있는 프로그램은아동·청소년을 위한 분노조절프로그램 진행자 양성 과정이다.

“자라나는 미래세대들에게 평화감수성을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별히 양성 과정에 함께 하고 있는 수강생 모두가 일선에서 아동과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는 복지사 및 상담원들이 함께 하고 있기에 이들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갈등과 분쟁을 효과적으로 해소하며 나와 다른 이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평화로운 미래세대를 키워낼 수 있는 인적 토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성평등은 왜 필요하며 그 실현의 우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차이가 차별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답이 돌아온다.

차이가 차별의 이유가 되기 시작한다면 이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는 영원히 미완의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특별히 여성과 남성에 대한 성차별은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때문에 성평등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동시에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입니다. 여성폭력에 대한 여성인권의 향상, 여성들의 대표성 확보 등을 위한 제도적 성과에 자족하고 머무는 것이 아닌 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그녀는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서 여성들의 진출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리더십의 발굴과 성장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과 일상 속에서 성평등 인식을 확장할 수 있는 성평등교육이 제도교육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날 수 있도록 교과 편제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들과 더불어 따뜻하게 배려하고 소통하며 어우러지는 사회를 위해 민주주의와 약자들을 위한 복지 정책은 기본이라고 누차 강조하는 그녀. “선배 여성운동가 및 시민운동가들이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일궈 낸 소중한 열매이기도 하다”며 자신을 비롯한 후배 여성들은 이를 지켜내고 발전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성운동이 필요 없는 평등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또한 전쟁의 공포가 없는 한반도 평화가 정착 되었으면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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