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경시, '음용불가' 약수터 7곳 폐쇄등 사후조치 미흡

고도현기자
등록일 2009-06-15 19:38 게재일 2009-06-15
스크랩버튼

시민ㆍ관광객 건강에 '빨간불'

문경지역의 유명 관광지 약수터 7곳 전체가 보건당국의 수질검사결과 대장균이 검출돼 음용 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관리를 맡은 문경시가 이용중지 및 잠정 폐쇄조치 등을 하지 않아 시민 및 관광객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문경시에서 관리하는 ‘먹는물 공동시설’인 문경새재의 조곡약수터, 3관문 조령약수터를 비롯해 마성면 철로자전거 옆 진남약수터, 불정자연휴양림내 마지막골 약수터, 매봉산 매봉천 약수터, 돈달산 돈달천 약수터, 성림천 약수터 등 7곳이 있다.

경북보건환경연구원북부지원이 지난 5일 문경지역 먹는 물 공동시설 수질검사를 한 결과 이들 7곳의 유명 관광지 및 등산로 약수터가 세균(총대장균군)에 오염돼 먹는 물로는 부적합 한 것으로 밝혀졌다.

총대장균은 사람과 동물의 장내에 기생하는 대장균 및 이와 유사한 성질을 가진 세균으로 항생제를 남용한 사람이나 어린이, 노인 등 면역성이 저하된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세균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수인성 전염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 이런 물을 그대로 마시면 복통, 설사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균이 약간 오염된 물을 1∼2일 보관하게 되면 균 숫자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해 질 수 있다.

문경시는 각 약수터 게시판에 약수사용금지 게시물과 부적합 수질 내역서를 부착했지만 이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사후조치가 미흡해 아직도 많은 사람이 아무런 의심 없이 오염된 약수물을 마시고 있다.

지난 11일 문제의 한 약수터에서 만난 시민 김모씨(42·문경시 유곡동)는 “졸졸졸 흐르는 약수에 정신이 팔려 경고문 따위는 제대로 보지 않고 대장균 나온 부적합 약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면서 “보지도 않는 표지판보다 간이 울타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며 뒤늦게서야 먹기에 부적합한 약수라는 사실을 알고 얼굴을 찌푸렸다.

취재결과 7곳의 약수터에는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안전 울타리를 쳐놓지 않은 상태에서 물 떠먹는 바가지가 걸려 있고 약수물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또 시에서 멀찌감치 부착한 약수사용금지 경고문이 워낙 작아 경고문을 보지 않고 곧바로 물을 떠먹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으며 바로 옆에 기존에 설치돼 있던 ‘먹는물 적합’ 게시물도 그대로 있었다.

이처럼 당분간 시민들의 접근을 막아야 할 약수터가 폐쇄조치는 커녕 방치수준의 관리가 이루어졌음이 확인됐다.

문경새재, 철로자전거 등 유명관광지에 자리잡고 있는 이 곳 약수터들은 수십년 동안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 왔으며 인근 상주·예천 주민들까지 이용하고 있다.

하루에 수천여명이 찾고 있으며 시내 식당 등에서는 손님들에게 생수로 제공하기 위해 업주들이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어서 관광객·시민 건강을 위해 보다 철저한 약수터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약수터의 물은 수돗물을 불신하거나 건강을 추구하며 사는 시민들에게 생명수나 다름없는데 현재 지역 약수터 물은 전염병에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장마철 전 철저한 약수터 수질관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 “최근 먹는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약수터 7곳을 다음 수질검사때까지 잠정적으로 폐쇄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생수로 먹는 약수지만 반드시 끓여먹으면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고도현기자dhgo@kbmaeil.com

종합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