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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속 진주 찾아라"

권종락기자
등록일 2009-06-10 19:50 게재일 200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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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살고 있는 S양은 생명과학자가 꿈이지만 가정환경이 어려워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에 갈 수가 없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시고, 일에 바쁜 어머니를 대신해 동생을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학비 대기도 빠듯한 환경 때문에 S양은 혼자 공부할 수밖에 없었지만 생물 성적은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

#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N군은 교육환경이 너무 열악해 과외를 받거나 학원에 다녀본 적이 없다. 공부는 모두 학교 선생님과 해결할 수밖에 없지만 성적은 항상 최상위권이다.

포스텍이 S양·N군과 같은 ‘진흙 속의 진주’ 찾기에 나섰다.

포스텍은 수학과 과학에 재능이 있지만 어려운 여건 때문에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초청해 4주간 포스텍 교수와 재학생들이 지도하도록 하는 ‘포스텍 잠재력 개발과정’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포스텍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 참가 대상자들은 농어촌에 거주하거나 도시 저소득층에 속해 다른 학생들에 비해 교육 기회가 적지만, 수학과 과학에 특별한 재능을 보이고 있는 일반계 고교 2·3학년 학생들이다.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강의 교재, 숙식비 등 모든 경비도 포스텍에서 부담한다.

또한 이 프로그램 이수자 중 우수한 성적의 학생을 잠재력 우수자로 선정해, 포스텍 입학시 서류평가에 적극 반영해 줄 예정이다.

모두 40명을 선발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현재 500여명의 학생들이 지원했다.

포스텍은 지원자 가운데 입학사정관들의 평가를 통해, 학원교육이나 과외 등 사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 수업과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우수한 성적을 올렸던 학생과 편부모 가정이나 저소득층 가정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수학·과학 등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학생들을 골고루 선발할 계획이다.

또 필요한 경우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들의 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생들이 어떠한 교육을 받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게 된다.

선발된 학생들은 4주간 포스텍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포스텍 교수진이 진행하는 수학과 과학 강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포스텍 교수진은 교재를 별도로 제작하는 등 이들의 강의를 위해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포스텍의 원어민 교수들 역시 직접 이들의 영어수업을 진행한다.

이 외에도 ▲과학 분야의 명사들을 초청해 학생들에게 이공계 학도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는 ‘명사특강’ ▲매주 주제를 정해 리포트를 제출해 창의력 증진을 도모하는 ‘창의력 개발 프로젝트’ ▲부모 초청 ▲동아리체험 등 다양한 학습활동이 실시된다.

김무환 포스텍 입학처장은 “단순하게 시험 문제 1, 2개를 더 맞춘 학생을 선발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포스텍은 앞으로 수학과 과학에 잠재력이 있는 ‘진흙 속의 진주’를 찾아내는데 그치지 않고, 이 프로그램과 같이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 잠재력이 개발·발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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