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BW 발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 봄에 위험을 감수하고서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 BW를 구입한 투자자들은 한두 달여 만에 높은 두 자리 수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BW와 CB는 기업의 입장에서 일반 회사채에 비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투자자들에게는 주가 상승기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 간 이익이 부합하며 올 봄 이후 발행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지난 3월19일 표면이자율 1%, 만기보장 수익률 5.5%로 발행된 기아차 BW의 경우 석 달여 만에 수익률이 70%에 달하고 있다.
3월30일 발행된 아시아나항공 BW는 지난 5일 현재 수익률이 10%, 4월24일 발행된 대우차판매 BW의 수익률은 60%대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요즘 주식형 사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공모가 끝난 대우차판매, 기아차 BW는 수십 대 일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4∼5조원의 엄청난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또, 주식형 사채를 공모하기 전 주가가 급등하는 기현상까지 나타날 정도다. 그런데 주식형 사채는 무엇이며, 안전한 투자 수단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 주식형 사채에는 크게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세 종류가 있다. 지금은 BW가 대세이기는 하나 CB가 늘 대장 역할을 해 왔다. 셋 모두 비슷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전환사채를 우선 설명해 본다.
전환사채는 말 그대로 주식투자와 채권의 절묘한 만남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일단 ‘채’ 자로 끝나니 채권이라는 것은 짐작하실 수 있다.
그런데 ‘전환’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는 그 발행기업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즉, 평소에는 채권으로 있다가 결정적 시점에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발행된 주식형 사채들은 그룹 소속의 대기업에서 발행되고 있으며, 채권으로서도 괜찮은 금리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일단 용어 정리부터 하는 게 순서일 것 같아 조금만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먼저, 표면금리가 있는데 이는 매년 받을 수 있는 쿠폰 같은 것으로 이해하자. 그 다음 만기보장수익률이 중요한데 이는 만기까지 채권을 들고 있는 경우 만기 때 소급해서 적용하는 우대금리다. 그리고 전환가격은 전환할 수 있는 가격인데 이는 사전에 결정된다.
시가가 얼마가 됐든 상관없이 이 가격으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런데 시가가 바닥 모르고 떨어지면 추가로 인하될 수 있다. 반면 시가가 폭등하면 어떨까. 이 경우는 최상의 경우인데 다행스럽게도 전환가격을 올리지는 않는다. 그리고 전환을 아무 때나 하는 것이 아니라 발행 후 1개월 이후부터 가능한 게 일반적이다. 또 조회는 물론이고 매매도 HTS로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전화로 주문을 하거나 객장에 나가서 주문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발행기업이 망한다면 원리금의 상당부분을 잃을 수도 있다. 전환사채는 무보증채이면서 후순위채권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식으로 전환가능성도 따져 봐야 한다.
이밖에 풋옵션이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도 있다. 풋옵션이란 일정기간(대부분 1년 6개월)이 지난 후 투자자가 회사 측에 미리 약정한 금리로 채권을 되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옵션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등에 행사하면 된다.
최근 지수가 급등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상당수 주식형 사채는 전환가격보다 주가가 더 높은 상황이다. 위에서 대략 느꼈겠지만 주식형 사채의 매력은 상당하다.
특히 BW에서 분리되는 워런트(W)의 프리미엄이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경쟁률 때문에 별로 실속없는 투자가 될 수도 있으므로 경쟁률 상황을 봐가면서 안전한 주식형 사채에 공모 또는 저가에 장내매수를 고려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