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취약계층 생계지원을 위해 지난 1일부터 시작된 ‘2009 희망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 동네 주민들.
9명의 일꾼들은 각자의 맡은 일을 능숙하게 하고 있었다.
골목안에 있던 낡고 부서진 블럭을 제거하고 골목안 길이를 줄로 잰 다음 땅 고르기 작업을 시작했다.
아주머니들은 새로운 블럭을 트럭에서 내려 작업을 빨리 진행 할 수 있도록 작업하기에 편한 곳에 일일이 블럭을 가져다 놓았다.
그러면 기다리기라도 했듯이 블럭을 가져다 골목 바깥방향부터 깔기 시작했다.
5년전 직장에서 퇴직한 김윤택(65)씨는 “퇴직하고 5년간 집에서 쉬는게 너무 힘들었었다. 형편이 어려워 일자리를 구하고 싶었지만 이런 불경기에, 그리고 나같은 늙은이를 누가 쓸까라는 생각에 무기력해지기만 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여러 사람들과 같이 땀흘려 일도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하루를 너무 즐겁게 보내고 있다. 또 모두가 한 동네 이웃이라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 달전에 퇴직했다는 박도춘(63)씨는 “내가 사는 동네를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들어 기분 좋고, 그 동안 모르고 지냈던 주민들을 알게 돼서 더 기분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들은 6개월 계약된 임시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 힘든 노동을 함께 나누는 우리나라 전통 공동 노동 풍습인 ‘두레’를 연상시켰다.
항상 웃으면 힘들일을 서로 도와가는 그런 모습이었다.
박윤선(여·62)씨는 “처음엔 동네에서 일을 하는게 부끄러워 그만 둘까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많은 이웃들이 일하는 우리를 위해 간식과 시원한 음료수도 내오고, 힘내라며 응원도 해주니까 힘이 난다”면서 “요즘은 내가 일한 곳을 지날때면 마음 한켠이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종보근 만촌3동장은 “돈을 위해 일을 한다기보다 주민으로서 동네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낙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