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상당기간 투자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것 같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지난 4월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25% 줄어들었고, 국내 투자와 관련되어 있는 자본재의 수입 증가율은 작년 11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후 20∼30%대의 감소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지표 곳곳에서 나타나는 투자 신호가 극히 미약한 상황이다.
우리 경제가 최악의 위기는 벗어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허약한 상태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저금리 정책의 약발로 그나마 버텨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시 중환자실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임시처방이 아닌 민간 부문의 자생력을 키울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이제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 수익을 확신해야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는 기업의 속성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자칫 하다간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 더 이상 투자를 미룰 때가 아니다. 물론 정부도 규제 완화와 정책적 지원 등 기업들이 투자 의욕을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