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일 오전 11시 현지에서 이건문 문화재청장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중장기병(重裝騎兵·중무장을 하고 말을 타고 싸우는 무사)의 말에 착용하는 각종 보호 장구들인 마구류(馬具類)와 사람이 착용하는 철제의 각종 보호 장구들인 갑주류(甲胄類) 등 중요 유물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유적은 쪽샘지구 내에 위치한 고분으로, 일제강점기 때 부여된 고분 호수인 53호분의 동쪽에서 확인된 주부곽식목곽묘(主副槨式木槨墓·하나의 봉분 속에 2개의 덧널이 있는 무덤구조·‘쪽샘지구 C10호묘’로 명명)이다.
마갑의 경우 목곽의 바닥에 서쪽에서 동쪽방향으로 목·가슴부분, 몸통부분(130cm×100cm), 엉덩이부분의 순으로 정연하게 깔려있다.
몸통부분 마갑 위에는 무덤의 피장자로 추정되는 장수의 갑옷인 찰갑으로 된 흉갑(胸甲·가슴가리개· 60cm×50cm)과 배갑(背甲·등가리개)을 펼쳐 깔았는데, 둘을 옆구리에서 여미게 만든 이른바 ‘양당식(앞·뒤 양부분으로 만들어 열 수 있도록 한 모습)’ 구조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마갑, 마주, 갑옷 및 관련 부속구들이 단편적으로 소량씩만 출토됐다.
다만 마갑의 경우, 실물로 원형을 추정할 수 있는 유일한 예가 지난 1992년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조사된 함안 마갑총(馬甲塚)에서 있었지만 이번 출토품은 그보다 훨씬 양호하고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갑옷의 경우, 지금까지 판갑(板甲·삼각형이나 장방형의 큰 철판으로 만든 갑옷)은 종종 출토돼 그 원형을 파악하는데 어렵지 않았지만 찰갑의 경우, 일부 부속구만이 출토돼 그 존재만이 확인될 뿐, 그 원형은 고구려 고분벽화(안악3호분, 쌍영총, 개마총) 등을 통해서만 짐작할 수 있었다.
쪽샘지구는 경주시 황오동 361번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4∼6세기대 신라의 왕족과 귀족들의 집단묘역으로 알려진 곳으로, 다양한 고고학적인 증거가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완전한 형태의 마구류, 갑주류 등을 보존처리하여 공개할 예정이다.
/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