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일부 지자체와 농협 등이 일손 돕기 창구를 운영하고, 공무원과 사회단체 등에서 일손 돕기에 직접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어서 사회 전 분야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6일 안동과 봉화, 영주, 청송, 영양, 의성, 상주 등 경북 북부지역 7개 시군에 3∼10mm의 크기의 우박이 내려 사과, 고추, 배추 등 1천212ha에 달하는 농작물 피해가 나 농민들의 시름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가뜩이나 일손이 모자라는 판에 어렵게 일손을 도우러 나온 사람들이 당장 시급한 우박피해 농가 돕기에 나서야 할 판이어서 농가마다 일손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안동시의 경우 29일 사과 열매솎기(적과) 일손이 시급한 북후면과 임하면 일대에 시청 공무원 130여 명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이 같은 당초 계획은 그러나 26일 뜻밖의 우박피해를 입은 길안면으로 대상지역이 바뀌면서 적과 작업 일손을 지원받지 못하는 북후면 등 농촌지역에 일손 구하기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애써 일꾼을 구하더라도 걱정을 내려놓기는 이르다. 농촌의 고령화 탓에 대부분 60∼70대 부녀자들 일색인데다, 품삯도 4만 원 이상으로 상승해 일부 농민들은 아예 일손 구하기를 포기하고 있다.
농민들에 따르면 모내기는 이앙기를 동원하면 비교적 수월하지만, 사과 적과의 경우 그야말로 일손이 많이 들어간다.
적기 영농이 필요한 마늘과 양파 농가들은 훨씬 다급하다. 양파와 마을을 수확한 뒤 곧바로 모내기를 해야 한다. 일손 부족으로 수확시기를 놓치면 모내기마저 포기해야할 사정이어서 일손지원이 더욱 절실하다.
이런 농촌의 사정에 따라 공공기관은 물론 각 시민·사회단체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안동시 여성단체발전협의회 소속 19개 단체와 매화봉사회 회원 등 50여 명이 지난 22일 와룡면 일대 노인부부 농가를 찾아 일손을 도왔고, 안동시새마을회 회원들도 일손 돕기를 계획 중이다.
일손 돕기 창구를 개설한 안동시는 각종 기관단체에 일손 돕기 공문을 보내는 등 협조를 구하고, 참여를 원하는 기관단체를 일손이 필요한 마을에 연결해주는 역할로 농촌 지원에 나섰다.
/이임태기자 lee7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