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삶과 정치역정을 집중 조명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4일 ‘미스터 클린(Mr Clean·깨끗한 정치인)’ 이미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노 전 대통령이 솔직함으로 명성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 서울 특파원을 지낸 영국 언론인 마이클 브린은 “정말 부패한 사람들은 부패와 함께 살아갈 수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잘못된 일을 했다는 사실과 타협할 수 없는 개혁운동가(crusader)였다”고 평가했다.
‘한국인을 말한다(The Koreans)’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범죄자들은 자신들의 범죄행위를 달고 살아가지만 “그는 정직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24일 ‘절망이 (한국의) 전 지도자를 압도하다(Despair Overwhelms a Former Leader)’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노 전 대통령이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이 걸어간 길을 거부, 깨끗한 정치인으로 명망이 높았기 때문에 부패 혐의는 특히 고통스러운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또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권위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정경유착을 깨고 보수언론의 권력을 줄이려 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00년 부패 척결, 민주주의 정착 등의 기치를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노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의혹으로 심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또 노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군사정권 하에서 선동죄로 기소된 학생들의 변론을 맡는 등 민주운동가로 활동했으며, 2007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경제협정에 서명하는 등 재임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인권변호사인 노 전 대통령이 오랜 부패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에서 자신이 깨끗한 정치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했지만 최근 뇌물 스캔들로 곤경에 빠졌다며 검찰 조사 상황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BBC 방송 인터넷판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한국이 깊은 슬픔과 충격에 휩싸였다고 보도하면서 검찰 조사를 지지하는 한국인들도 많지만, 검찰 조사로 노 전 대통령이 받았을 압박감과 심리적 괴로움을 의심할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 일부 전문가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진보진영에 대한 동정론을 확산하고 현 보수정권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봉하마을 주민들이 이 대통령이 보낸 조화를 훼손하고, 2002년 대선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패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의 조문을 막아서는 등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정치적 파장의 초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널은 또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유서 전문을 게재하는 등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상세히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