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옮기는 ‘청하면 기우제’ 비로 취소
면민들 청하장터에서 고사 지내며 자축
“농민들의 하나 같은 비를 위한 염원에 하늘이 감응했을까?”
포항시 북구 청하면민들이 지난해 가을부터 계속된 극심한 가뭄에 다리 밑으로 장터를 옮기는 기우 행사를 준비했다가 당일 단비가 내리는 바람에 취소하고도 잔치 분위기에 빠졌다.
청하면 농업인단체들은 21일 전국에 비가 내림에 따라 당초 미남리 청하교 다리 밑에서 주민 1천여명이 참가하기로 예정된 ‘장 내어 보이기’행사를 취소했다.
주민들은 예부터 가뭄에 하천으로 장터를 옮기면 비가 내린다는 풍속에 따라 행사를 준비했으나 새벽 부터 비가 내리자 기존의 청하시장에서 주민과 읍사무소 직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정성들여 고사를 지냈다.
주민들은 청하농협풍물패의 한마당놀이를 시작으로 청하면장으로부터 농업인단체장들로 이어지는 절을 한 뒤 시장사람들과 음식을 나눠먹는 음복으로 뜻 깊은 행사를 마무리했다.
앞서 주민들은 가뭄이 이어지자 지난 16일에는 이상대 농촌지도자회장과 김종린 시의원, 권영준 신포항농협장 등 20여명이 용두리 용산에 올라가 오전부터 기우제를 지내는 등 가뭄에 애타는 농심을 하늘에 고했다.
박영균 청하면장은 “애써 준비한 ‘장 내어 보이기’행사가 무산됐지만 당일 비가 내린 의미는 하늘이 이땅의 농민들을 아끼는 증표”라며 “면민들과 함께 가뭄 극복 과정에서 확인한 향토애를 청하면의 발전으로 승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