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인대 노화로 좁아진 신경통로 원인
권흠대부원장 < 에스포항병원 척추전문센터>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로 들어서면서 주위에 60대, 70대 이상의 어르신이 참으로 많이 뵐 수 있다.
이제 겨우 여유를 가지고 살려고 하니 뼈 빠지게 일한 후유증으로 엉치가 시리고 조금 걸으면 또 쉬어야 해 산책조차 맘 편하게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많은 분은 ‘여러 병원에서 뼈 사진 찍었는데 그때마다 이상이 없었고, 물리치료는 수없이 했지만 그때뿐이야’, ‘예전에도 이러다가 다 나았는 걸. 이번에도 파스 붙이고 며칠 있으면 다 지나갈 거야’라고 지레짐작하신다. 심지어 ‘다리, 허리 아픈 것은 사치야. 나일론 환자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너무 열심히 살았고 이 나이까지 건강 하나 만은 자신이 있었는데 고질병이 있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 때문에 정밀 검사하기를 두려워하기도 한다. 전형적인 우리 어머님·아버님의 모습이다.
▲신경의 통로가 좁아져 지나가는 신경이 눌린다.
그렇다면, 가벼운 산책조차 방해하는 고질적인 통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우리네 어르신들의 다리, 엉치 통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대게 신경의 통로가 좁아져 지나가는 신경을 누름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질환을 의학적 용어로 ‘척추관협착증’이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신경이 눌려서 엉치, 허리, 다리에 통증, 저린 감이 나타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주변의 뼈와 인대가 노화되면서 두꺼워지고, 이로 인해 신경이 지나는 통로는 점점 좁아지게 된다. 이때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눌리기 때문에 허리보다는 엉치, 허벅지, 종아리, 발끝, 발바닥 등이 저리거나 당기고 힘이 없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더 심해지면 여름에도 다리에 이불을 덮거나 양말을 신고 주무시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앉아 있을 때는 괜찮은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파지고, 또 허리를 펴면 더욱 신경이 눌리게 되어 더 아파진다.
하지만, 허리를 구부리면 신경통로가 상대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덜해지기도 한다. 이렇듯 통증을 피하려고 몸을 자꾸 앞으로 구부리게 되고 구부린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다 보니 나중에는 허리를 펴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빈 유모차 끄는 어르신들의 경우다.
▲만성질환 환자라도 치료가 가능.
‘난 밥보다 약이 더 배불러’, ‘내 몸이 종합병원인데 다리 아픈 것은 아무것도 아니지 뭐!’, ‘나이 먹으면 다리, 엉치가 아프고 허리는 굽는 게 당연하지 치료는 무슨 치료야.’
당뇨, 고혈압, 협심증, 골다공증 등 만성적인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들 대부분의 고민이 이와 같을 것이다. 많은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으니 막막한 심정으로 미리 포기를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그러다 보니 외래 진료중 적절한 치료방법을 소개해 드려도 망설이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는 의술의 발달과 함께 당뇨, 혈압 등은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고 만성질환 환자라도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혈압, 당뇨 등의 만성 질환이 더 이상 다른 질병 치료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 고령이라도 신경 통증치료, 물리치료, 약, 수술 등의 방법으로 비교적 큰 위험 없이 다리, 엉치의 통증을 치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