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 책 펴내
50년 가까이 활동하며 500편이 넘는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진기록을 세운 배우 신성일(72)은 영화를 통해 대중을 위로하고 기쁨을 줬다.
그는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씨와 오랜 대화를 통해 배우 인생을 되돌아봤고, 이 대화를 엮은 ‘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알마 펴냄)를 펴냈다.
계주였던 어머니가 야반도주한 뒤 빚쟁이들에게 시달리고, 고향 대구를 떠나 서울에서 호떡 장사를 했던 경험마저 ‘사회 활동’으로 꼽은 그는 신상옥 감독을 만나면서 영화배우로서 길을 걸었다. 신성일이라는 예명도 신필름에서 만난 신 감독이 지어준 것이다.
그는 1960∼1970년대 김기덕·하길종·이만희·유현목 감독 등 명감독들과 함께하며 황금기를 보냈지만, 동시에 검열의 고초를 목격하고 체험했다. “이만희 감독의 ‘군번 없는 용사’도 문제가 됐어. 내가 인민군 소좌로 나오는데 ‘왜 이렇게 인민군을 멋지게 만들었냐?’며 정보부에 붙들려 갔어요. 노출 문제로 고발당한 영화는 ‘내시’가 처음일 겁니다. 판사가 ‘배우는 감독이 시키는 대로 무조건 옷을 벗느냐’고 묻기에 ‘작품 해석에 따라 다르다. 배우들이 개성이 있는데 감독이 하라는 대로 합니까?’라고 했어요.”
신성일은 아내이자 배우인 엄앵란과의 사랑 이야기에 총 9장 중 1장을 할애했다.
“결정적으로 ‘배신’이라는 작품을 할 때 마음을 표시했지. 연기지만 결정적 표시를 거기서 한 거지. 호수 멀리서 보트를 타고 있는 장면인데, 거기서 진짜 키스를 해버린 겁니다.” 그는 1970년에 이미 정계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그 역시 결심을 했지만 엄앵란의 만류로 다시 영화계로 눈을 돌렸다. 결국에는 정계에 발을 담그게 됐던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