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장기가뭄으로 경북 북부지역이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농업용수가 많이 필요한 모내기 철을 맞아 급수지원을 촉구하는 농민들로 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이하 수공)이 몸살을 앓고 있다.
임하댐 인근이면서도 상습적인 가뭄에 시달리는 안동시 길안면 주민들은 최근 길안천 고란리 취수장 등의 물이 고갈되면서 수공 측에 비상급수를 요청, 영천댐 도수로에서 뽑은 물을 하루 3천t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양으로는 모내기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 이에 따라 주민들은 길안천 수중보에 물을 가둬 쓸 수 있도록 10만t의 물을 요구하는 반면, 수공 측은 현재의 임하댐 저수율로는 추가 급수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둘러싸고 농민들과 관계공무원 등이 수자원공사를 방문해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는 등 장기가뭄이 물 분쟁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이런 물 분쟁의 화살은 또 임하댐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영천시 등 하류지역 지자체로로 향하고 있어 자칫 지자체간 분쟁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댐의 수혜권인 하류 지자체와는 달리 정작 댐 인근 주민들은 상습 가뭄과 개발제한에 따른 낙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희생에 대한 하류 지자체들이 이해가 너무 부족하다는 볼 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
한편, 물이 시급한 상황은 길안면 지역만이 아닌 가운데 안동 지역 전체 농촌도 모내기를 위한 물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안동시는 지난 11일 가뭄대책 보고회를 열고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청송군 현서면 일대 주민들도 최근 부족한 농업용수로 임하댐 물을 공급받고 있지만 모내기에는 어림도 없다며 수공을 상대로 급수량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안동댐과 임하댐을 관리하는 수공 측에 안동과 인근 지역의 급수지원 요구가 잇따르면서 댐 관계자들은 난처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영천과 포항 등 하류의 산업용수로 이용되는 임하댐의 현재 저수율이 22.1%로 여느 해 평균보다 훨씬 낮아 수자원 운영의 폭이 한껏 좁혀진 상태기 때문이다.
/이임태기자 lee7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