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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억류, 北 선처만 바랄 것인가

none 기자
등록일 2009-05-06 19:58 게재일 200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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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서 일하던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가 북한에 의해 한 달이 넘도록 억류돼 있지만 ‘죄목’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북한 여종업원의 탈북을 책동하고 체제를 비난했다고 주장한 북한 당국은 유씨 문제를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한 엄중한 행위”로 규정했을 뿐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고 앞으로 어떻게 처리하겠다고도 밝히지 않고 있다. 5일로 정확히 억류 37일째가 되는데 단 한 차례 접견도 허용되지 않는 등 인도적 배려도 없다.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성명의 행간을 읽어보면 평양 당국이 유씨의 송환을 최대한 늦추고 지루하게 끌고 가면서 앞으로 있을 남북접촉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4월 남북 당국자 간 접촉에서 남측은 개성에서 11시간이나 기다리며 유씨를 만나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두만강 부근에서 탈북자를 취재하던 여기자 두 명이 억류된 미국의 경우 열사흘 만에 평양주재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이들을 접견한 것과 비교해도 그렇다. 정부는 북한과 개성공단 협상을 진행해야 할 처지다.


토지사용료 유예기간 단축, 근로자 임금 인상 등 북한이 던진 카드를 놓고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돼있는 만큼 조용하면서도 실속있게 접근해 볼모로 잡혀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유씨가 풀려 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에서 더 적극적으로 북측에 요구해야 한다는 일부 시각은 분명 잘못됐다고 본다. 국민의 삶을 책임 진 정부가 반드시 전면에 나서야 하고 북측 역시 인도적 차원에서 유씨에 대한 접견권을 보장하는 등 문제를 처리하는데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남북 간 인도적 배려라는 점에서 마침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쫓기던 북한선적 6천399t급 화물선 ‘다박솔’을 구조한 것은 남북이 미묘하게 대립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 상징적 의미를 곱씹게 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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