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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마을을 다녀와서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09-05-06 19:05 게재일 200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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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림 교 영일고 2
오늘은 음력 1월 15일 가장 큰 보름달을 맞이하는 정월 대보름인데, 특히 올해는 다른 해보다 달이 크다고 한다. 봉사할 때 늘 입는 파란색 조끼를 입고 교장선생님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봉사활동으로 감동을 가지고 돌라오라”라는 말씀을 듣고 버스에 탔다. 양동마을은 아주 멀 줄 알았는데 막상 버스를 타고 한 20분쯤만 가니까 도착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봉사할 곳이 있는데 난 왜 여태껏 스스로 가서 봉사할 생각을 못했을까하는 생각을 하니 부끄러웠다.


작년에 반별로 양동마을을 찾은 이후로 양동마을에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번에도 이장님의 친절하신 환영인사와 정월 대보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음식 준비가 한창이신 아주머니들이 계신 곳으로 갔다. 아주머니들께서는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손님들 오기 전에 얼른 너희 먼저 먹어라 하시며 수육과 떡과 묵, 그리고 여러 가지 과일들을 주셨다. 아직 아무것도 도와드리지 않았는데 맛있는 음식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음식을 다 먹고 우리가 먹은 것을 치우고 있을 즈음에 손님들이 오시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만난 손님이 영일중학교 출신 황수관 박사였다. 황수관 박사는 이번에 경주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셔서 오늘 양동마을에 들렸다고 하셨다. 우리는 실제로 만나서 정말 기뻤고 다 함께 사진도 찍었다. 황수관 박사가 가신 후에 손님들의 수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늘었고,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늘었다. 첫 손님께 내가 알루미늄 상 위에 음식을 얹고 가져다 드리는데, 처음 해 보는 일이어서 모르고 알루미늄 상을 원래 펴져있는 상 위에 떡하니 올려놓았다. 갑자기 주위에 있는 아이들이, “알루미늄 상위에 음식을 큰 상 위에 차려 놓아야지!” 하며 내게 소리쳤다. 그래서 나는 정말로 죄송하다고 그러고 맛있게 드시라고 했다. 마음 넓은 어르신들께서는 웃으며 나의 실수를 받아주셨다. ‘다음부턴 실수 안 해야지!’ 다짐을 하고 또 음식을 날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님 수는 점점 많아지고 음식을 나르는 횟수도 많아졌다. 한 쟁반에 떡국을 적게는 4개씩, 많게는 6개씩 날랐다. 솔직히 좀 힘들고 정신없었지만, 떡국을 보고 좋아하시는 손님들을 보니 나도 덩달아서 기분이 좋았다. 점심시간 무렵에 우리는 떡국을 먹었다. 나와 내 친구는 그냥 떡국 한 그릇으로 둘이 나눠 먹었다.


손님들이 하나 둘씩 떠난 그 자리에는 빈 그릇과 쓰레기가 넘쳐났다. 빈 그릇을 치우고 쓰레기를 버리고 나니 어느덧 정월대보름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널뛰기를 하러 가보니 이미 많은 손님들이 널뛰기를 하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절로 기분이 좋았다. 하고 있던 아주머니께서 같이 하자고 하셔서 같이 해 드렸다. 그 아주머니께서 더 잘하셔서 우리는 계속 버둥버둥 댔더니 아주머니께서는 정말 많이 웃으셨다. 그러고 난 후 줄다리기를 하려고 목장갑을 끼고 줄을 보았는데 줄 폭이 일반 성인들 몸통보다 컸고, 길이도 어마어마했다. 옆에는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또 다른 작은 줄들이 있었는데 꼭 배에 여러 개의 노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 보는 줄이 아주 신기했다. 버스에서 선생님께서 이야기 해 주셨는데 줄다리기를 해서 여자가 이기면 그 해에 풍년이 든다고 하셨다. 결과는 우리 팀의 승리였다. 우리 팀 이 무슨 팀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두가 하나가 되어서 줄을 잡아당겨 이겨서 매우 기뻐 우리는 다 같이 환호했다. 마지막으로 연날리기하는 곳으로 가보았더니, 이미 우리학교 아이들이 연을 잘 날리지 못하는 꼬마들에게 연 날리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나도 꼬마들을 도와주어야지 했는데 잘 되지 않아서 속상했지만, 우리가 함께 협동해서 연을 날리니까 잘 날아갔다. 한 번 더 쓰레기를 치우고 이장님께 인사하고 학교로 돌아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교장선생님 말씀을 들었는데 아침과는 다르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 배도 든든했고, 좋은 경험을 많이 해서 기분도 뿌듯했는데, 교장선생님의 한 말씀이 우리를 더욱더 기쁘게 해주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꼭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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