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멘토’격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4일 공개석상에서 이례적으로 눈물을 보였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와의 정책 협의차 워싱턴 D.C.를 방문했다가 워싱턴특파원들과 저녁 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다.
그는 지난 2003년 가난에 찌든 캄보디아를 방문한 뒤 경제를 살려야 된다는 일념으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나서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가장 능력이 있고 가까이 있는 이 대통령이 떠올랐다”면서 “대통령과 나는 처절하게 배가 고파봤던 사람으로, 그걸 경험 못한 사람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밥을 굶는 바람에 술도가니에서 찌꺼기를 얻어먹고 학교에 갔다는 이 대통령의 유년시절 일화와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회고하다가 감정이 북받쳐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는 “언젠가 저녁을 굶은 뒤 아침에 잠을 깼는데 어머니가 누워계셔서 ‘또 굶는구나’라는 생각에 어머니가 얼마나 미운지,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원망이 가슴에 쌓였다”면서 “그런데 장가를 가서 애들을 키우면서 생각하니, 끼니때 자식에게 밥을 못준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메어졌겠는지 모르겠더라”고 울먹였다. 그는 눈물을 계속 글썽이면서 “아버지, 어머니에 대해 죄의식을 갖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탄생의 막후 주역 중 한 명인 그는 최근 촛불시위 1년을 맞아 나온 국내 신문의 서로 다른 논조를 거론하면서 “너무나 극명한 대결로 가슴이 아프다”면서 “타협의 여지가 없다. 어떻게 그 여백을 넓힐 수 있을지가 우리의 당면 과제”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