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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문화’ 자살은 결코 안된다

none 기자
등록일 2009-05-05 21:10 게재일 200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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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어디 한 두 번이겠는가.‘금방 찬 물에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피천득) 같은 5월 화창한 봄날 뜬금없이 죽음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경찰은 동반자살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인터넷에 떠도는 자살관련 정보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사이버 명예경찰 ‘누리캅스’ 1천160명과 함께 보름간 유해정보를 색출해 자살사이트를 삭제 또는 폐쇄하고 자살을 방조하거나 독극물을 판매하는 등 불법행위를 엄중히 처벌하기로 했다고 한다.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자살예방협회도 전국 정신보건센터를 활용해 자살 관련 글 게시자 등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가능성이 큰 사람들에 대한 상담 등 자살 예방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 순간 잘못된 선택으로 생명이 꺾이는 걸 막아보겠다고 소매를 걷은 것이다. 지난 4월 연쇄 자살 공포가 강원도를 휩쓸었다. 정선에서 남녀 4명이 목숨을 끊은 것을 시작으로 한 달간 청소년 15명을 포함한 21명이 휴양지 펜션 등에서 동반 자살을 시도해 14명이 세상을 등졌다. 자살은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껭의 말을 차용하지 않더라도 개인이 겪고 있는 외로움의 극단적 표현양식이다.


너무 괴로워 온라인에서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같이 죽자고 호소하지만 결과는 허무할 뿐이다. 내 목숨 내가 끊는데 무슨 죄냐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인간은 정자가 난자에 착상되는 순간, 하나의 생명체이고 하늘로부터 받은 소중한 생명이므로 스스로 해칠 수 없다. 다른 사람을 죽이는 살인보다 죄가 더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젊은 시절 한때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고백한 소설가 이외수의 “동반자살 사태는 우리 사회에 울리는 경종”이라는 말에 동의한다면 자살, 특히 동반자살은 나와 또 다른 나를 죽인다는 점에서 절대 불가하다. 삶이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우리는 어둠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빛으로, 생명의 문턱으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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