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우면 소비자는 지갑을 닫지만 정부에서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 소비를 하라고 한다.
어떤 것이 옳을까. 고전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소비자가 합리적이라고 가정한다면 자신이 가장 만족을 얻는 방법으로 소비하는 것이 옳다.
즉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면 결국에는 소비자도 좋고 결국에는 시장 전체도 잘 굴러간다는 것이다. 맞는 소리이다. 시장, 즉 소비자에게 맡기라는 말이다. 이런 논리가 맞으려면 소비자는 합리적이어야 한다.
합리적인 소비자란 어떤 소비자일까. 현재의 소비 생활뿐만 아니라 미래의 소비 생활도 생각하는 소비자가 합리적인 소비자일 것이다.
소비자는 소비의 과정에서 매우 많은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오늘은 무얼 먹을까, 어디에서 먹을까 등 무수한 결정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소비하게 된다.
이렇게 물건의 선택뿐만 아니라 이 돈을 지금 써도 될까, 아니면 나중을 위해 모아둬야 할까도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들을 미래의 소득으로 모두 살 수 있다면 앞날을 생각할 필요가 없겠지만, 갑작스럽게 경기가 악화하는 경우, 실직하는 경우, 은퇴하는 경우 미래 소득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미래에 안정감 있게, 더 나아가 풍요하게 살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을 재무 설계라고 한다. 재무설계는 자산을 늘려주는 데 목적을 두는 재테크와는 달리 소비자의 상황에 맞게 소비자가 원하는 목표를 세워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이다.
재무설계는 돈이 많은 소비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소비자에게 필요하다. 재무설계는 생활계획표를 짜는 것과 비슷하다. 돈을 어떻게 벌어서, 어디에 언제 쓸지, 나중에 쓸 돈이라면 이것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재무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재산은 얼마이며, 지고 있는 빚은 얼마인지, 소득은 얼마나 어떻게 들어오는지 지출은 어디에 어느 정도하고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행동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공부를 하려면 먼저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해야 어떤 공부를 얼마나 더 할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과 같다.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처한 가족 상황을 돌아보는 것이다. 현재 나이는 몇 살이고 가족 구성원은 누구이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 통해서 자신이 속한 가정의 재무 목표를 세워야 한다.
대학 교육비 마련, 노후자금 마련, 주택자금 마련 등이 재무목표의 예이다. 이러한 것을 필요자금이라고 한다. 재무목표를 세우고 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실제로 취해야 할 행동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이번 달에는 소득이 200만원이니까 생활비로 140만원을 쓰고 60만원 중 은행 적금에 15만원, 개인연금에 15만원, 보험에 10만원, 나머지는 적립형 펀드에 넣어야 되겠다. 이렇게 해도 미래의 필요자금을 모으기에는 충분하지 않군. 그렇다면 조금 더 절약하고 소득을 늘릴 방안을 생각해 봐야겠다’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어떤 수단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를 계획한다.
재무계획을 아무리 잘 세워도 실천하지 않으면 목표와 계획을 세우지 않은 소비자와 다름이 없다. 계획한 대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계획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이 필요하다. 목표가 너무 달성하기 쉽거나 어렵지 않은지, 경제 상황이나 가족 상황이 변화했는지도 함께 체크해 수정할 사항이 있으면 새로운 계획을 다시 세워 실천해야 한다. 자신의 재무 상태와 가족 상황 평가하기, 재무목표 세우기 행동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 점검하기의 재무 설계 과정을 따른다면 미래에도 안정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으며 어려움이 닥쳐도 극복하기가 수월해 질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