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올초 비밀리에 단독 회동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지난 2월말께 청와대 인근 안가(安家)에서 만난 것으로 안다”면서 “배석자가 없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화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 초청 오찬 등 단체 회동에서 몇차례 만났으나 단독회동은 지난해 5월 10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2월이 미디어 관련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상황이 한창이었다는 점을 들어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법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박 전 대표는 지난해말 “한나라당이 국가발전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서 내놓은 법안이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는 점도 굉장히 안타깝다”고 밝혔으나 회동후인 지난 3월초에는 “한나라당이 그동안 미흡했던 부분에 상당히 많은 양보를 했다”며 야당을 압박한 바 있다.
여당 관계자는 “비밀회동 이후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 및 ‘4·29 재보선’ 공천 과정을 겪으면서 이른바 ‘친박(親朴)계’의 불만이 터져나오자 두 사람이 다시 불편한 관계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면서 “향후 관계복원을 위한 노력이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공식적인 회동일정은 없었으며,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