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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포항점 '문어발식 횡포'

임재현기자
등록일 2009-04-22 21:04 게재일 200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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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포항점의 점장이 입점 의류매장들에서 판매하는 고급 의류를 상습 갈취하고 여직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회사 내부감사를 거쳐 해직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역의 입점 업체들은 이 같은 롯데 지역점 간부들의 횡포는 무리한 수수료 징수와 판매부진 점포 철수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고질직인 모순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재발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공정거래 당국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백화점장 독직사건 전말

포항롯데에서 근무했던 직원과 입점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 지점장 C씨가 지난해 회사를 그만둔 사유는 잇단 투서를 접수한 본사가 감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

당시 C씨는 직영이 아닌 수수료를 납부하는 일부 의류매장에서 고급 정장 등을 임의로 착용한 다음 돌려주지 않거나 선물용이라는 명목을 대며 여성의류까지 갈취해 결국 애꿎은 판매사원이나 점주들이 이를 부담케 했다.

C씨는 심지어 업무가 끝난 여직원들을 야간에 술집으로 불러내 술자리를 강요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일삼다 결국 본사에 투서가 접수되기에 이르렀다.

롯데 감사부서는 피해자들이 조사에 응한 사실이 알려져 각종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하자 궁여지책으로 점장인 C씨를 해외에 출장보낸 기간 동안 포항에서 조사를 벌여 전말을 밝혀냈으며 C씨는 현재 충남지역의 한 대형유통점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다 수수료 등 횡포 원성

입점 업체들은 최근 경기 불황을 계기로 영업마진 폭이 더욱 줄어든 위기 속에서 롯데백화점의 수수료 징수 폭리에 대해 ‘거대 유통업 공룡의 백화점식 횡포’라며 극도의 반감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거듭 당부한 여러 입점업체 측에 따르면 한 스포츠의류 브랜드의 경우 매출액의 33%를 롯데에 납부하고 포항 현지업체에 매장 관리 위탁비로 12%를 지급하면 무려 45%를 지출해 오히려 적자나 다름 없는 실정이다.

또 롯데 측은 매출이 부진한 업체는 매년 1월·8월 두 차례의 매장 개편시 판매에 불리한 위치를 배정하고 인테리어 공사비까지 부담시켜 사실 상 울며겨자먹기식 매장 철수를 유도하고 있다.

지역 입점 업주들은 또 막대한 지역자금 유출에 대한 비난에 대해 롯데 측이 고용활성화를 주장하는데 대해서도 ‘수수료 매장의 판매사원 인건비는 모두 지역 입점업주들이 부담’하는 만큼 허울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매장을 이미 철수한 중앙상가의 한 상인은 “롯데는 이미 유통업이 아닌 부동산임대업자에 불과한 만큼 세율조정 등 국가적 개입이 시급하다”면서 “입주업체들은 롯데라는 브랜드에 가로막혀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프로스펙스 등 일부 유명 브랜드가 과도한 수수료 부담 끝에 지난 2월 전국 롯데백화점에서 철수를 결정하자 업계가 이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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