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신호는 금융 부문이 특히 두드러진다. 작년 10월 한때 900선마저 위협받던 코스피지수는 1,400대를 넘보고 있고 얼마 전만 해도 달러당 1,600원까지 접근했던 환율은 1,300원 밑으로 곤두박질칠 기세다. 일부 실물지표도 괜찮다. 지난 2월 광공업생산은 1년 전보다 10.3% 줄었으나 감소 폭은 전월의 25.6%보다 훨씬 작았다. 급락세가 5개월 만에 진정된 것으로 특히 전월 대비로는 6.8%나 늘어나 1987년 9월의 11.0%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46억1천만 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불황의 터널이 환란 때보다 훨씬 길 것이라던 당초 예상은 빗나간 게 아니냐는 섣부른 기대가 나올 만도 하다.
그러나 고용이 문제다.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9만5천 명이 줄어 1999년 3월의 39만 명 이후 최대 폭의 감소를 나타냈다.
일자리가 없어 돈을 못 벌면 소비가 늘어날 수 없고 경기 회복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수출전선도 전망이 어둡긴 매한가지다.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금 서두를 일은 슈퍼 추경을 조속히 통과시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가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는 일자리의 질보다 숫자가 중요한 만큼 일자리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갈팡질팡하는 아마추어식 정책 수립과 집행으로 정책의 신뢰를 잃는 것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