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2명의 수탁자가 각기 운영하는 주차장을 분리하기 위해 중간에 장애물(볼라드:쇠말뚝)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변 상인과 이용객들은 많은 외지인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주말엔 ‘주차 대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포항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에 머물러 있어 논란이 우려된다.
14일 오전 10시30분께 죽도 어시장 부근 칠성천 복개주차장.
이른 시간이었지만 주차장은 이미 많은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10여분이 지나자 모든 주차공간은 차량으로 가득 찼다.
이어 한 차량이 남빈사거리 방면에서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주차공간이 없자 운전자는 죽도어시장 방면으로 차를 움직였다. 하지만, 중간에 설치된 볼라드로 인해 유턴을 해야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주차를 하기 위해 연이어 차들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주차장은 차량 서너 대가 뒤엉키면서 혼잡해졌다.
운전자 박모(32)씨는 “평소 이곳을 자주 이용했는데, 볼라드가 설치돼 있어 차를 유턴해야 해 불편하다”면서 “얼마 전까진 죽도어시장으로 바로 갈 수 있었는데, 이젠 빙빙 돌아서 죽도어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볼라드로 인해 공영주차장 주차요원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한 주차요원은 “그동안 나름대로 공영주차장에서도 룰이 있어서 차량이 많이 몰려들어도 큰 혼잡은 없었다”며 “볼라드가 설치된 지 3일째다. 문제는 주말과 곧 다가올 음력설에 많은 이용객이 몰렸을 때 죽도어시장 부근에선 주차전쟁이 일어날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에 대해 포항시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는 그동안 공영주차장의 횡포로 인해 불편을 겪어왔던 운전자와 상인들을 위해 볼라드가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차량들은 요금소를 통해 입출차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공영주차장에선 옹기전 골목을 출구로 삼아 이곳에서 요금을 정산해왔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그동안 공영주차장 운영자 측은 정상적인 요금소의 출입구를 놓아둔 채 수익성만을 위해 골목 한곳을 출구로 정해 사용해왔다. 때문에 출구에 차량이 몰리게 되면서 대기하던 차량의 주차시간이 늘어나게 돼 1분 차이로 더 많은 주차료를 요구해왔고, 이로 인해 운전자들과 주차요원 사이에 마찰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이밖에 인근 상인들은 화재나 긴급 상황 발생 시 소방차의 출동 지장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연합상인회와 간담회에서 협의한 결과 큰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지었다”면서 “요즘 소방시설이 좋기 때문에 고가차나 긴 호스 이용 등 화재진압 방법은 다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시의 입장에 대해 한 상인은 “포항시가 상인회의 의견을 반영한 것은 환영한다”면서 “하지만 장애물 설치에 대한 이용객 불편은 현실인 만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남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