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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1)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08-12-04 16:08 게재일 200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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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제자= 문인화가 이형수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은, 아무리 의지가 굳은 사람이라도 여러 번 권유하면 마음이 움직이게 된다는 뜻이다. 더 넓게 해석해 보면 적극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극한 정성을 들이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뜻을 가진 “지성이면 감천이다”도 같은 말이다.


우리는 흔히 이 속담을 남녀관계, 특히 한 남자가 어떤 여자를 좋아하지만 그 여자가 반응이 없을 때 사용한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라는 말이 있다. 남성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여성이라도 용기가 없어 혹은 차일까봐 말조차 건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라면 미리 차일 것을 겁먹지 말고 열심히 찍어볼 일이다.


대개의 여성은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관심을 표명하기 때문에, 이 속담은 유용하게 작용할 것이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고 식지 않는 남성의 사랑 표현에 이기는 여성 없다. 단, 스토커는 예외다. 그런데 열 번 찍어도 안 넘어가면 어떡하냐고? 나는 열 번 찍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 여성은 열 번 안 찍혔을 수도 있으니까 넘어갈 때까지 계속 찍어야 한다.


‘넘버3’라는 영화가 있었다. 거기에 보면 송강호의 대사에 “배신이야, 배신!”이라는 말이 나온다. 무데뽀 정신. “어! 안 넘어가? 그럼 또 찍어!” 넘어갈 때까지 계속해서 찍는 정신이다. 그래도 안 넘어 가면? 혹시 오르지 못할 나무는 아니었는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겠다. 그러나 못 올라갈 나무였다 하더라도 목표를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면 나는 그것 또한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즈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속담이 다르게 쓰인다고 한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가 아니라 ‘열 나무 찍으면 한 나무는 넘어 간다’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표현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가 하나의 일에 일관성을 가지고 도전하는 것을 시사한다면, ‘열 나무 찍으면 한 나무는 넘어 간다’는 말은 여러 방면에서 기회를 찾아보는 현대인의 성향을 시사하는 면이 강하다. 하여튼, 목표를 설정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삶은 아름답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속담을, 나는 적극성이라고 생각한다. 지레 겁먹고 자신감 없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이룰 수 있는 일도 틀어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떤 일을 처음 할 때 많이 긴장되고 떨리게 된다. 첫 경험을 이상한 첫 경험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겠다. 훈련이 되지 않아 익숙하지 않은 행동을 요구받을 때, 긴장되고 신경이 예민해져 스트레스를 받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예를 들어, 운전을 처음 할 때를 생각해 보라. 자신은 도저히 운전을 못할 것 같고, 도로에 쌩쌩 달리는 차를 보면 모두들 굉장히 부럽게 보이지 않았는가? 운전 면허증을 따려고 운전을 배울 때는 운전하는 모든 분들이 신의 경지에 오른 것처럼 보이지 않았는가!


처음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 할 때도 그렇다. 회사에 첫 출근한 날, 첫 데이트, 결혼 첫날, 아이의 유치원 등교 첫날…. 심지어 어머니가 아이들보다 더 긴장하고 초조해 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는 안 우는데 오히려 어머니가 운다. 그렇다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없지 않는가? 경험이 없는 상황이 요구될 때는 누구나 어렵지만, 이를 계속 회피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더구나 어떤 일을 하다가 불쾌한 결과를 맛보면 더욱 위축되기 쉽고 계속 회피하려는 경향이 커진다. 예를 들면 “처음으로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어지럽던데 계단으로 다녀야지” 라고 생각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아무리 높은 층이라고 해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백화점에 가면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못 타시는 아주머니도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계단 오르기가 운동으로는 좋긴 하지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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