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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과 들보

심한식 기자
등록일 2008-11-04 16:03 게재일 200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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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식 제2사회부 기자



완전한 사람은 없고 살다 보면 실수를 하게 된다.


우리가 성현으로 칭송하는 많은 인물도 실수를 범하였지만 후대에 그 실수를 탓하기보다는 좋은 면만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는 장점보다는 단점 찾기에 적극적이며 자신의 실수에는 너그러우나 타인의 실수는 온갖 트집으로 생채기를 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오십 보(五十 步) 백 보(百 步)’의 교훈이 생각난다.


옛날 중국에서 전쟁이 무성할 때 전장에 나간 병사가 상대방이 무서워 백 걸음을 후퇴했는데 이를 보고 오십 걸음을 후퇴한 병사가 백 걸음을 후퇴한 군사를 비웃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결국, 오십 걸음 후퇴나 백 걸음 후퇴는 상대방이 무서워 도망친 것으로 상대방을 비방할 수 없음에도 ‘내가 하면 로맨스, 상대방이 하면 부정’이라 치부한다. 우리 속담에 “티끌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란 것이 있고 성경에도 “타인 눈의 티끌은 보여도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란 성구로 자신을 먼저 돌아보기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일 경산시 서부 2동이 청년회 주관으로 제1회 한마음축제를 가졌다. 택지개발에 따른 아파트 주민의 증가 등 외지인의 유입에 따른 이웃과 이웃이 서로 동떨어진 삶을 사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청년회가 순수한 의도로 기획했지만 진행과정에서 금품을 모집하는 등 변질된 모습을 보였다.


변질에 앞장선 인물이 지역 시의원이며 ‘경산시 기부금품 모집 실태파악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모 의원으로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 금품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의원은 청년회 고문이라는 직함을 이용하며 금품모금 과정에서 “일정액 이하는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지만 3일 특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제10차 회의를 주재해 100일간의 특위활동에 대한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경산시의회는 경산시가 경산자인단오제 등에 금품을 모집해 사용했다며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장학금, 체육기금 등까지 영역을 확대해 행정사무조사를 진행했다.


어느 한 분야의 책무를 맡은 사람조차 남이 한 일은 잘못된 것이고 자신이 한 일은 정당한 것이라 주장하면 누가 잘못을 수긍하겠는가?


자신 눈의 들보는 배제한 채 타인 눈의 티끌만 지적한다면 수긍보다는 비웃음이 돌아올 것이다.


수신재가 치국평천하(修身齋家治國平天下)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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