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정 품은 생명공학도 바이오 산업에 길을 묻다
"BT의 역할은 바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꿈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래사는 것 만으로는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가치를 완전하게 추구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사회 환원과 나눔이 공존하는 사회, 아파도 병원비 부담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 자기 보다 형편이 어려운 다른 사람의 입장과 아픔을 의식하고 배려하는 사회, 상대방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지만 그 사회에 살아가는 모든 구성원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스트레스요? ‘스트레스 스탑’을 마시면 깨끗하게 해결됩니다. 정말 참 좋습니다.”
지난 22일 스트레스 조절 연구로 바이오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포항테크노파크 입주 벤처기업인 (주)뉴로넥스 중앙연구소 김동찬(34) 대표이사를 찾아갔을 때 처음 들은 말이다.
바이오 산업의 선두주자로 각광받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찾아간 기자에게 그가 개발해 시판하고 있는 바이오 제품들은 생소했다.
김동찬 대표이사가 바이오 관련 벤처 기업을 하게 된 뒷이야기 중 하나를 소개한다.
고등학교 시절 미래학문을 해야한다는 생각과 유전공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멋있게 느껴져 생명과학과의 유전공학을 전공했다. 석박사는 생명과학과 신경생리학. 동기는 그야말로 단순하고 순수했다.
“제가 선택하고 배운 학문의 전문성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박사과정은 연구의 독립성을 갖추는 방법을 배우는 수련과정이지요. 그렇기에 박사과정을 잘 마쳐야지만 나의 연구, 나의 학문을 소신있게 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2000년 7월, 그의 지도교수인 포스텍 김경태 교수가 포스텍 연구실원을 중심으로 창업을 했다. 이후 2003년에 이사회를 거쳐 그가 대표이사로 위촉됐으며 지금은 연구실원 이외에 자체적으로 독립적인 연구원, 직원들과 함께 크게 확장됐다. 포항본사 및 포항공대 연구실, 그리고 경주에 자체 공장 설립은 물론 대구에도 지역 지사를 확장했다.
엘빈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산업시대를 거치고 현재의 정보시대를 거치고 나면 바이오 시대가 온다고 했다.
그는 최근 경상북도가 주관하는 대구·경북지역 최대 바이오 행사인‘2008 웰빙바이오대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NXF-100’이라는 신물질을 발표했는데 이 물질은 세균과 곰팡이의 세포막 구성 물질의 합성 과정을 차단해 세포막이 형성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 그는 NXF-100을 원료로 해 신발전용 항진균 탈취제 ‘향기발랄’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런가하면 지난 2월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제관광전에 포항 대표로 참가해 포스텍 연구진과 공동으로 개발한 특허 기술과 바이오 신물질을 선보여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뉴로넥스 연구팀은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실제 연구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스트레스 호르몬 지수 측정 및 혈행 측정 시스템을 무료로 체험해 보는 흥미로운 부스를 마련해 개인의 스트레스 호르몬 지수와 혈행 상태를 측정한 후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이 직접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생명과학은 한마디로 생명체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학문이지요. 생물학 보다는 좀 더 실용적인 학문쪽으로 오리엔테이션 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요즘 생명과학의 주요 트렌드는 신약개발과 의료기기 개발 그리고 바이오에너지 개발입니다.”
그의 박사논문의 주제는 신경세포와 면역세포 그리고 내분비 세포를 감싸고 있는 세포막 활성 조절물질 개발에 관한 것이다. 특히 세포막 활성을 조절하는 물질을 일반 화학 합성물에서 찾지 않고, 안전하고 깨끗한 천연물에서 순수 분리해 찾았으며 이를 이용한 신약후보 물질로까지 연구를 진행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순탄한 길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처럼 전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벤처 기업이 무슨 가능성이 있을까 의아했단다. 그러면 그럴수록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최첨단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바이오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뜨거운 모험심 그리고 벤처정신이 필요했다.
“저는 늘 직원들에게 이야기 합니다. 벤처기업은 뜨거운 비전과 열정 그리고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특히 바이오분야는 돈을 벌기가 매우 어려운 사업분야입니다. 리스크가 큰 만큼 나중에 성공하였을 때 거두게 되는 보상도 크지만 그 동안 많은 어려움과 스트레스가 있지요.”
(주)뉴로넥스의 기술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세포막 활성 조절기술과 세포막 투과기술 그리고 세포막 파괴기술이다. 세포막 활성 조절기술은 신약후보물질 개발과 스트레스 호르몬 조절 물질 개발이다. 이와 관련된 제품이 ‘스트레스 스탑’이다. 그리고 세포막 투과기술은 암세포 특이적 유전자 전달체 개발 및 피부세포 침투 효능 물질 개발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실험용 키트, 그리고 미백, 주름개선 화장품 원료 물질이 개발되었다. 마지막으로 세포막 파괴기술은 세균과 곰팡이의 세포막을 파괴하여 항균, 항진균, 탈취제 개발이다. ‘향기발랄’이라는 신발전용 항진균 탈취제가 개발되었다. 위 기술개발과 관련해 국가로부터 2억원의 개발자금 및 산업은행으로 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다행스럽게도 매년 매출이 증대되고 있다. 뉴로넥스 창업 이후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곳곳에서 뉴로넥스 제품에 대한 인기가 치솟았다.
“예전에 박람회장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연구 측정을 시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스트레스로 심한 고생을 하는 분이 계셨는데 우리 연구진과의 심도 깊은 상담과 우리가 개발한 제품을 복용하신 후 많이 호전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가장 큰 보람인 것 같습니다.”
어떤 성공 뒤에는 반드시 누군가의 격려와 후원이 있다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맞는 것 같다.
“뉴로넥스의 특별함은 다른 바이오벤처 회사와 달리 내가 CEO로 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의 뜻은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이 CEO가 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고 길을 열어주신 김경태 교수님의 후원이 있다는 뜻이며, 나를 CEO로 인정하고 존경해주고 나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땀흘려 일해 주는 우리 직원들이 있다는 뜻입니다. 어미품과 같이 따스한 공간에서 열심히 CEO로서 일 할 수 있다는 것이 (주)뉴로넥스의 특별함이며 이러한 특별한 배려와 사랑 가운데 (주)뉴로넥스는 매일 매일 성장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가 존경하는 인물은 다름아닌 어머니였다.
“지금 벤처사업가로서 나의 어머니를 다시 평가해 봐도 그분이야말로 진정한 벤처인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아랑곳 하지 않고 무에서 유를 창조할 줄 아시는 분이셨지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시댁과 공부하는 남편에게 시집 오셔서 끝내 남편을 대학교수로 만드시고 시동생 시누이들 시집, 장가, 대학교육을 훌륭하게 실질적으로 후원하셨으니까요. 어머니 당신 또한 아내와 아들 3명의 엄마로 안주하지 않고 만학도로 공부를 하여 학위를 획득하시고 매일 새벽 간절하게 가족과 후손들을 위해 기도하시며 오늘도 말기암환자들의 호스피스 봉사활동, 병원 봉사활동, 군부대 봉사 활동에 뛰어다니셨습니다. 정말 넘치는 에너지의 소유자 이셨지요.”
바이오 테크놀로지(BT) 산업은 인간 삶의 질에 대한 증진과 지속 가능한 기술 창출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BT산업을 짊어지고 갈 대표주자로 우뚝 선 그.
그는 향후 BT산업이 지역의 핵심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지식기반형 산업이 될 수 있기 위해서는 다방면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바이오 분야 교수님들과 학생들 그리고 바이오 기업 종사자들의 겸손한 자세와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바이오 관련 학과 교수님 구성 상황을 볼 때 대부분 순수과학을 연구하는 분들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순수과학을 하면 역할을 다 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니다. 나의 연구가 어떻게 돈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 그것을 고민하는 교수님들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실용적 사고로 연구하는 교수님들 밑에서 배출되는 학생들이 미래 핵심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으며 관련 회사들 또한 양질의 인재를 대학으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신약개발을 성공해 회사를 우뚝 세우고 한국 최고의 연구자들과 한국 최고의 경영학 출신들의 가장 다니고 싶은 바이오 벤처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다.
“BT의 역할은 바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꿈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래사는 것 만으로는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가치를 완전하게 추구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사회 환원과 나눔이 공존하는 사회, 아파도 병원비 부담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 자기 보다 형편이 어려운 다른 사람의 입장과 아픔을 의식하고 배려하는 사회, 상대방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지만 그 사회에 살아가는 모든 구성원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지금은 삶의 생물학적 건강함만 주지만 언젠가는 우리들의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한 그 어떠한 것도 개발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