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위해성 2등급 외래생물 도심·하천·도로변 등 빠른 확산 부서 책임소재 불명확 관리 안돼 안동의 체계적 대응과는 ‘대조적’ 市 “추가로 식재할 계획은 없어 확산 심각하다 판단땐 제거 조치”
속보= 포항지역 도심과 하천변, 도로변 등 전역에 큰금계국이 빠르게 확산하는 문제 <본지 6월2일자 5면 보도>와 관련해 포항시가 별다른 대응 없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생태계 교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포항시청 관련 부서 간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큰금계국은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매년 5월부터 8월 사이 노란색 꽃을 피운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외래식물로 우리나라에는 1950년대 관상용으로 도입됐다.
이후 ‘노란 코스모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도심 경관 조성에 널리 활용됐다. 그러나 국립생태원은 이 식물을 생태계 위해성 2등급 외래생물로 분류하고 확산 방지를 위한 식재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2등급은 당장 심각한 생태계 위협은 아니지만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관리가 필요한 단계다.
포항시 역시 과거 일부 구간에 도시미관 개선 등을 위해 큰금계국을 의도적으로 식재한 사실이 있다.
시 관계자는 “큰금계국이 생태계 위해성 2등급으로 지정된 사실을 알았다면 심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재는 도로, 하천, 공원 등 큰금계국이 자라는 장소별로 관할 부서가 달라 통합적인 관리가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어 “특히 포항운하 인근에 식재된 금계국의 부지는 사유지여서 소유자 간 동의 하에 산책로로 개방된 공간”이라며 “향후 상업지로 개발될 예정이므로 금계국은 자연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안동시는 보다 체계적인 방식으로 큰금계국 확산에 대응하고 있다. 안동시 환경관리과 생활기후팀은 지난해부터 제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으며 시내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정비를 진행 중이다.
안동시는 특히 테마파크 조성 이후 급격히 확산한 큰금계국에 대응하기 위해 기간제 근로자 16명을 채용하고 오는 10월까지 집중적인 제거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각 읍면동에서 제거 요청을 수시로 접수받고 확산 우려가 큰 지역을 우선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안동시는 이 사업을 단기적 조치에 그치지 않고 5년에서 10년에 걸친 장기 계획으로 추진하면서 자생종 복원과 병행해 생태계를 회복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큰금계국이 토종 식물의 생육지를 빠르게 잠식하고 곤충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국립생태원측은 큰금계국은 주변 식생을 빠르게 대체하며 생물다양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적극적인 확산 방지 조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큰금계국을 추가로 식재할 계획은 없으며, 확산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제초 등 제거 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